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여러번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했던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최종 기각을 결정하면서 여당 내 혼란이 일단락됐다. 특히 출범 한 달이 돼가는 정진석 비대위가 본격적으로 당 내부 정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보수 지지층의 단합도 빨라질 것이라는 평가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진석 비대위는 전국 당원협의회 재정비부터 진행하면서 내부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미 국정감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당의 모든 역량을 국정감사에 집중한 이후 연말까지 재정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2020년 총선 이후 2년 넘게 제대로 된 당협 정비가 없었다"며 "차기 전당대회를 위해 연말연시까지 당협 조직을 최대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 종료 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구성이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 당원협의회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67곳에 이르는 곳이 사고 등의 이유로 비어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수습하지 않은면 전당대회조차 치르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협을 빠른 시일내에 재정비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비대위는 필요시 전체 당협 253곳을 대상으로 당무감사에 들어가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의 당협 정비가 본격화하면 차기 전당대회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심(黨心) 지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벌써 당협위원장 교체 등의 이슈가 나오는 등 새로 채워 넣을 당협들을 둘러싸고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진석 비대위는 오는 12월 본격적인 전대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2월 안팎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전대 소집을 놓고 당권주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정확한 시기는 특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기현 의원은 줄곧 ‘연내 전당대회’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출마를 저울질하는 잠재적 주자들 사이에선 이른 전당대회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의 갈등 조율과 전대룰 조정 등 처리해야 할 난재들이 많은 상황에서 정진석 비대위가 가장 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내에서도 혼란 정국 수습을 위해서라도 정진석 비대위를 적극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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