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김대호

박근혜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반대 논리를 집약한 [노동개혁-진실 혹은 거짓]이 다룬 주제는 근속연수, 장·단기 근속자 비중, 임시직비율, 노조조직률, 저임금노동자 비중, 고용보호지수 등 총 8개였다. 이중구조가 극심한 한국 노동시장의 단순 평균으로, 비중이 큰 나쁜 쪽(2차 노동시장)의 지표를 주도하기 마련이다.

요컨대 평균의 착시를 이용하여 노동자 전체가 저임금, 낮은 노조조직률,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처럼 얘기한 것이다. 그 목적은 고임금, 양반귀족노조, 철밥통으로 악명높은 1차 노동시장 개혁, 즉 고용임금의 유연성과 공정성 제고를 저지하는 것이다.

[진실 혹은 거짓]은 ‘⑦저임금노동자비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이제 다른 나라에 비해 임금이 꽤 높은 수준이다? 레알? OECD 국가 중 저임금노동자 비중 1위인데? ※OECD국가 전체 노동자 중 저임금노동자 비중 평균→ 16% ※우리나라 저임금노동자 비중→ 무려 25%(2011년)로 최고! 억대 연봉은 도대체 누구 얘기인가요? 상위 10% 임금이 하위 10%의 5배, 멕시코 다음으로 임금불평등이 심하답니다."

이는 한국의 1차, 2차 노동시장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동전의 양면관계라는 사실을 덮고 있다. 상위 10~20%의 과도한 고임금이 저임금노동자 비중을 늘렸는데, 문정부는 이 구조를 개선하기는커녕,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한계 산업·기업의 저임금노동자를 대거 실업자나 초단시간 노동자로 내몰아 불평등 지표를 좋아 보이게 한 것이다. OECD통계에서 저임금노동자는 풀타임(full-time)노동자 중위임금의 2/3에 미달하는 노동자다. 풀타임 아닌 단시간 노동자는 분모와 분자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한국 저임금노동자 비중은 2016년 23.5%에서, 2018년 19.04%, 2019년 16.96%, 2020년 15.96%로 급감하여, OECD평균 14.02%에 근접했다. 4년 사이에 한국만큼 급감한 나라는 없다. 하위 10% 근로자 임금에 대한 상위 10%의 배수(P90/10)도 2016년 4.50에서 2020년 3.60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일본 2.85→2.74, 영국 3.43→3.38, 독일 3.36→3.33, 미국 5.05→4.84로 소폭 줄었다.

최저임금은 임금 무한 하향을 저지하는 둔턱이자, 생산성 낮은 노동자들을 잘라버리는 전기톱이다. 문정부는 최저임금 급상향으로 저임금노동자들을 임금 불평등 통계 대상에서 제거함으로써 지표를 개선한 것이다. 도시 미관 해친다고, 도심 판자집들을 쓸어버리고, 빈민들을 먼 외곽으로 대책없이 내쫓은 격이다. 인면수심(人面獸心)정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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