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한·미·일 3국이 동해 공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했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합동훈련인데다, 6일 만에 연달아 진행된 것이기에 큰 관심을 끌었다. 훈련의 주된 내용은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도발한 상황을 가정했다는데, 실제로 북한은 미사일에 더해 전투기 출격 무력 시위 등의 도발까지 이어갔다.

3국 합동 훈련은 핵 선제 타격을 명문화한 법령을 통과시키는 등 이미 실체적 위협이 된 북한에 대응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3국 합동 훈련을 두고 민주당은 또다시 국민의힘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느라 안간힘이다. 이재명 대표는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는 막말을 내뱉었고, 민주당의 부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응해 안보 태세를 강화할 길이 일본과 손잡는 방법밖에 없느냐", "일본 자위대는 이번 훈련에서 욱일기를 게양하고 나타났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사실 우리 국민의 반감을 떠나 일본 자위대의 상징인 욱일기를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로 몰아가는 것은 오류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함정 3척이 인천항에 입항했던 사례를 들어 민주당의 친일 공격에 반박했다.

이런 내용은 제쳐두더라도, 이러한 상황에마저 민주당은 ‘빨갱이’라 불려왔던 자신들의 과거를 물타기 하기 위해 끊임없이 국민의힘을 친일 정당이라 폄훼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과 좌파의 ‘반일 감정 조장’ ‘친일몰이’가 국민에게 굉장히 쉽게 수용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일 갈등이 총선에 호재’라는 취지의 민주연구원 <양정철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시절 반일 감정 조장 분위기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정체불명의 ‘나베’라는 모욕적 별명을 얻으며 총선에 낙선했다. 이러한 ‘친일 대 반일’ 선거 구도는 다른 지역구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친일 프레임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나 국민적 인식 변화 없이 어느새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실체적 위협이 되는 북한과 그에 동조하는 종북·친북세력에 대한 경계에 대해서는 ‘철 지난 색깔론’으로 여겨진 지 오래다. 친일몰이에 대응하겠다며 상대를 북한과 연결하기보다는, 2004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친일대첩’을 떠올려 보기를 바란다. 당시 박근혜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로 몰아가던 열린우리당의 공격은,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선친들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며 완전히 분쇄됐다.

급격히 변하는 국제질서를 파악하지 못하고 내부 권력에만 집중하다가 나라를 빼앗긴 비참한 역사 속에서, 많은 사람이 ‘친일파의 후예’로 몰면 몰리는 상황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그 역사를 이용해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세력의 못된 버릇을 반드시 고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실상 조선에 있는 모든 사람은 (일제) 협력자다. 그들 모두 감옥에 보내야 한다"라던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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