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참 저렴하다. 학력과 경력, 인물에 비해 말과 행동이 놀랍도록 유치하고 위선적이다. 그래도 ‘국민’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아 12석 제3당 대표가 됐으니 할 말은 없다.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 만남이 예정되자 "나도!"라며 이준석(제4당 대표)과 함께 영수(領袖) 반열에 끼어 보려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무반응에 태세가 바뀌었다. 자존심도 지킬 겸 10개항 선제 공격을 한 것이다. "만나면 예의를 갖춰서 단호히 말할 게 있다"라고 엄포를 놓은 터여서 자못 긴장하고 그것을 읽었다.앞 요구 사항들은 특검 등 대통령에 의해 거
이승만이 건국전쟁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폭동과 파업 등 좌익계의 활동을 억제, 진압해 가급적 평화적 방식으로 나라를 건설하는 일이었다. 이에 수도경찰청장이던 반공주의자 장택상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장택상은 1893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관찰사로 문벌가문 배경을 가졌다. 장택상은 일본과 영국 유학을 통해 일찍부터 국제 정세에 일가견이 있었다. 유럽에서 안창호를 만난 그는 학업에 대한 동기 부여를 받게 됐고 평생 그를 존경했다. 장택상은 성격이 호탕, 괄괄하고 활동적이었으며, 좌우익을 가리지 않고 넓게 사귀었다. 특히 좌
기네스북에 등재된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증류소는 어디일까? 와일드 터키, 메이커스 마크와 더불어 버번 입문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버팔로 트레이스(켄터키주 프랭크포트)이다.1775년 헨콕과 윌리스 리는 개척지를 찾아 야생 버팔로떼가 수풀을 밟아 생겨난 길을 따라 들어가 정착지로 삼았다. 1786년 그 터에 증류소가 세워졌다. 그러나 파산과 화재로 인한 전소 등으로 소유주가 몇 번 바뀐 후, 1999년에 이르러 버팔로가 지나간 자리라는 뜻의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가 되었다. 지난 250여 년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열리는 미국 뉴욕 법원 앞에서 한 남성이 분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분신 직전 반정부 성향의 음모론 등이 적힌 전단을 허공에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는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몰려들어 상당한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것 외에 수많은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인 그가 후 백악관으로 갈지 감
김정은과 푸틴의 밀월관계 속에, 북한의 농업을 책임지는 리철만(내각 부총리 겸 농업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농업위원회 대표단이 지난 20일 러시아로 떠났다고 한다. 식량지원 논의를 위해서다. 대표단은 러시아 농업상(장관)과의 회담, 러시아 농업감독국 및 어업국과 실무회담, 그리고 모스크바 인근 곡물연구소인 넴시노브카 연방연구센터와 러시아국립농업종합대학 방문 등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식량난 극복 방안을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북한 식량난의 근본 원인은 김일성이 창조했다는 주체농법으로 인한 농업 구조 파괴와 토양 변
국립오페라단은 1962년에 창단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페라단이다. 2000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이후 매해 더 넓고 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오페라 감상의 저변이 커지면서 숨은 보석 같은 작품을 원하는 마니아층도 부쩍 늘어났다.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희귀한 레퍼토리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무대에 올리는 일은 큰 모험이다. 국내 오페라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디뎌야 할 첫 걸음을 맏형인 국립오페라단이 과감하게 시도했다. 바로 올해 시도하는 ‘국내 초연 3부작’이다. 지난 2월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로시니의 ‘알제리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에 대해 승전국들은 가혹한 징벌을 단행했다. 영토를 축소시키고 중국과 태평양 등지에 있던 독일의 식민지를 빼앗았다. 군대는 10만 명 이하로 축소됐고 장교 수는 4000명으로 제한됐다. 그런 가운데 당시 독일의 최고 사령관이던 젝트(Hans von Seeckt) 장군은 비밀리에 유사시 즉각 군대를 확장할 수 있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장교들을 베를린 공과대학으로 보내 최신 지식을 접하도록 했고 유럽 각국의 눈을 피해 일본·중국·소련 등지로도 보내 최신 과학기술을 연마시켰다. 또한 모든 간부는 자신의 계
학교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단편 영화를 만들어오라 하면 열에 아홉이 좀비 영화를 찍어왔다. 이유를 물으면 그냥, 어딘지, 뭔가, 동질감이 느껴진다나? 살아있으되 살아있지 않고 인간의 형상이나 인간이 아닌 좀비와 자기들의 현재 처지가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이생망’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거다. ‘이번 생은 망했어’의 준말이다. 헬조선, 흙수저에 이어 극단적인 박탈감을 나타낸다.기성세대의 반응은 넷이다. 공감, 반감, 충고, 힘내라. 기성세대라고 사는 게 쉬울 리 없다. 정년 연장, 임금 피크제도 있지만 그건 노조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야당이 이렇게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것이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불신의 정도가 생각보다 컸다는 사실이다.하지만 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또 다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점점 깊은 정치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언론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이미 우리 언론은 심각한 정치 예속의 질곡에 빠져있는 상태라 그렇게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프랑스 병에서 유래된 포스트 모던이란 유령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프랑스는 1789년 혁명 후 길고 고통스런 혼란기를 경험했다. 150여 년이 지나 2차대전 영웅인 드골의 제5공화국에 와서야 해결 불가로 보였던 프랑스 병이 겨우 치료됐다. 하지만 드골 또한 좌익 지식인과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68혁명으로 하야했다. 고질적인 프랑스 좌익의 반이성적 해체주의철학이, 죽어가는 프랑스를 살려낸 드골조차 희생제물로 삼았다.마르크스 이념에 기반을 둔 프랑스 해체주의철학은 프랑스의 자랑이었던 합리주의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를 죽였다. 인간의
인기 유튜버가 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것을 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 조회 수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 유튜버가 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보면 자신도 기억 못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동영상으로 남아 후에 많은 사람에게 비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SNS와 유튜브를 즐기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야만 한다. 유명하든 아니든.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세상을 감시하는 거인이 아르고스다. ‘파놉테스-모든 것을 보는 자’라는 뜻을 가진 아르고스는 눈이 백 개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르
지난 3월 22일 발생한 이슬람국가(ISIS) 테러리스트들의 모스크바 공연장 공격사건 이후 푸틴 체제의 취약성이 점점 드러나면서 러시아의 앞날에 불길한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1999년 12월 집권한 KGB 출신 푸틴은 체첸전 와중에 빈발하는 테러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불안해 하자 "여러분의 자유를 나에게 맡기라. 내가 러시아를 안전하게 만드는데 내 권력을 사용하겠다"며 러시아의 안보를 국정 최고 목표로 내세웠다.집권 첫 임기 중인 2002년 10월 체첸반군의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2004년 9월 북코카서스 도시 베슬란의 초등학교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침몰 사고 10주년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3657일이 지났지만, 이 사고가 남긴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4·10총선에서 승리해 압도적인 절대다수 의석을 유지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지원특별법 등 5개 법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 직회부하기로 단독 의결했다. 세월호를 다시 정치 쟁점화하려는 노골적인 의도가 엿보이는 행보이다.이런 가운데 어느 인기가수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월호 추모 메시지를 올린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 메시지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있
대출상환은 크게 원금만기일시상환, 원금균등상환, 원리금균등상환 세가지가 있다. 어느 방식이 이자를 가장 적게 낼까?예를 들어 1억 원, 3년, 4%로 은행에서 빌린다 치면 각각의 이자가 다르다. 원금만기일시상환 방식은 이자 합계 1200만 원·월평균 이자 33만 3333원, 원금균등상환 방식은 616만 6667원·17만 1296원,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은 628만 6346원·17만 4621원이다.원금균등상환방식이 이자가 제일 적고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이 비슷하며 원금만기일시상환은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이자가 비슷할 거라고 지레짐작하지
지난 4월 7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는 2023년 발전 부문에서 발전량이 전년 대비 3% 증가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1020만 톤(4.8%)가량 감소한 2억 370만 톤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기준연도인 2018년과 비교하면 24.1%가량 줄어든 수치다.정부는 원자력발전 복원과 재생에너지의 합리적 확대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에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CF100(24/7 CFE)의 국제적 확산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무탄소 에너지 내에서의
김일성 생일(4월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이다. 그런데 112년을 맞이한 올해 김일성 생일 행사가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통과의례와도 같은 중앙사진전람회, 전국 학생소년예술축전, 전국요리축전 등 다양한 관련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김일성 생일의 대명사인 ‘태양절’ 명칭 대신 ‘4월 명절’, ‘민족 최대 경사의 날’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실제로 북한 선전 매체들은 "당과 정부의 간부들이 ‘뜻깊은 태양절에 즈음하여’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는 소식 이외에는 태양절이라는 용어를
1960년, 국제가족계획협회(IPPF)가 대한민국을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의 첫 출산 정책이 진행됐다. 당시 우리나라 한 가족당 6명 정도를 출산했는데, 이후 ‘산아제한’ 정책으로 1983년도에 이르러서는 합계출산율이 2.06명으로 급격하게 하락했다. OECD‧UN 기준 인구대체율(현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의 수준)인 2.1명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분별력 있는 정책 전문가가 있었다면 이때 출산억제정책을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94년 유엔인구회의에 참석했음에도 1996년까지 이 정책을 지속했다. 이후 자연
은행 대출을 받은 후 중도에 상환할 때는 수수료를 부담한다. 대출 취급일로부터 3년 이내 상환하거나 대출 만기일이 3개월 이상 남았을 경우 부과된다. 다시 말해 대출취급일로부터 3년 이상 경과했거나 대출만기일이 3개월 이내인 경우는 면제된다. 최초 대출일 기준 연단위로 최초 대출금액의 10% 범위 내에서 상환하는 경우에도 면제된다. 즉 주택담보대출 5억 원을 받은 경우 연간 5000만 원 상환까지는 중도상환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수수료 계산법은 중도상환 대출액에 중도상환 요율을 곱하고, 여기에 잔존기간을 대출기간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핸드폰을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 미국의 탐사 저널리스트 글렌 그린월드가 홍콩의 한 호텔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을 만났을 때, 그로부터 들은 첫 마디였다. 스노든은 자신이 NSA 문서를 유출한 이래 핸드폰을 소지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2014년 5월 그린월드는 (No Place to Hide)를 출간했다. 제목이 디지털 시대 개인의 사생활은 국가의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2024년 3월, 러시아 관영 언론 RT가 "독일이 타우루스 장거리 미사일을
4년 전 민주당이 180석으로 국회를 장악했을 때, ‘돈이 그들의 압승을 낳은 단순한 이유였다’는 과거 보수 정권 한 책사의 의견에 필자는 당시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아무렴 재난지원금 100만 원에 소중한 한 표들을 그렇게 팔았겠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믿은 오판이었다. 돈보다는 미증유의 코로나 대재앙에 위기의식이 발동,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지원론 바람이 지배했을 것이라고 봤다.게다가 2020년 봄 여론은 이번 총선 전에 비해 일방적이었다. 문재인 지지율이 40~50%였다. 민주당은 보수 야당(미래통합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