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7월 7일, 남북교류 및 대(對)공산권 외교정책의 기본방향이 발표됐다. ‘민족자존과 통일 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 흔히 ‘칠칠선언’이라 부른다. 남북동포 상호교류 및 재외동포의 남북 자유왕래, 이산가족 생사확인 추진, 남북교역 문호개방, 비군사적 물자에 대한 우방국의 북한무역 용인, 남북 간 대결외교 종식, 북한의 對미일 관계개선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칠칠선언은 노태우 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북방외교’의 출발점이다. ‘삶의 영역’이 획기적으로 확장되는 계기였다. 해방 이후 사실상 섬나라처럼 살던 한
상/하권이 2011년 10월 출간됐다. 줄곧 냉정한 대접을 받았으나, 우리현대사 자료의 일부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 회고록이란 일정한 한계를 가지기 마련이지만 공식적 주류 역사관이 놓친 부분을 보완 보강 해준다. 공식 비공식 기록을 통한 ‘교차 확인’이 다양하고 충분할수록 우리는 ‘역사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현재 절판상태라 도서관 대출이나 중고서적에 기댈 수밖에 없다.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 노태우의 회고록 두권은 각각 ‘국가, 민주화 나의 운명’ ‘전환기의 대전략’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우리 현대
이달 26일부터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간 오딧세이’ 시즌2가 시작된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국내 유일의 공연장 롯데콘서트홀에서 7년째 이어온 시리즈로, 연주와 함께 이 ‘낯선 악기’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곁들여진다. ‘악기의 제왕’이자 ‘건축물’이기도 한 파이프오르간의 다채로운 음색과 특유의 매력에 다가갈 절호의 기회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가니스트 유아라가 ‘오르간 오딧세이2’ 출발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열개의 손가락과 두 발을 다 써야 하는 유일한 악기, 오르간은 전용 슈즈를 신고 발의 앞꿈치와 뒤꿈치를
양구 하면 펀치볼과 두타연을 떠올리지만, 이번에 조금 다른 테마로 양구를 여행해 보자. 바로 그림과 도자기다. 화가 박수근이 양구에서 태어났고,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백자 박물관이 양구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체험 시설도 많다.대한민국 최고의 화가가 태어난 곳양구에 가려면, 화가 박수근에 관해 먼저 알고 가야 한다. 2007년 3월, 한 점의 그림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낙찰된다. 낙찰가는 45억 2000만 원. 그 작품이 바로 박수근이 그린 ‘빨래터’다. 2006년 ‘
"하늘천天 따(땅) 지地, 검을현玄 누를황黃···" 한자문화권에서 오랜 세월 통용돼 온 한문 입문서 ‘천자문’의 첫 구절이다. 중등교육과정에서 교과목 ‘한문’이 사라진 지 40여년이지만, 교양으로 가까이 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압도적 지명도를 자랑한다. 21세기 들어 한자교육의 필요성이 인식되며 개인교습의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부활했다. 만화와 스토리를 가미한 여러 종의 천자문 교습서가 등장해 초등생의 과외학습으로 각광받게 됐다.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달 말 출간된 376쪽짜리 은 이채로움을 발한다. 천자문에 따라붙던 습
선진국일수록 미식이 중요해지면서 요리사가 스타연예인 류의 대접을 받기도 한다. 2017년 우리나라 한 TV 요리 예능프로에 세계적 스타쉐프 고든 램지가 출연하자 시청률이 8%로 뛰어오를 정도였다. ‘르꼬르동블뢰’(프랑스) ‘CIA요리학교’(미국) ‘츠지조리사전문학교’(일본), 세계 최고로 치는 이들 3대 요리학교들은 국내외에 분점을 내서 운영을 할 정도로 규모가 엄청난데 그 중에서도 으뜸이 르꼬르동블뢰다.3일(현지시간) 르꼬르동블뢰 런던 산하의 고급식당에 ‘감태’ ‘물회’ 등 한국음식 이름이 등장했다. ‘꼬르드 바이 르꼬르동블뢰’가
언제부터인가 현대인들에겐 ‘창조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더욱 절박해졌다. 이미 체계화된 지식과 정보를 착실히 외우고 익히면 되던 세상이 끝나가면서, ‘창조성’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해 줄 본질, 먹고살게 해줄 능력으로 여기게 된 듯하다.우리는 어떻게 ‘창조적’일 수 있을까? 타고난 천재에게만 가능한 것 아닐까? 창조가 천재의 전유물이 아님을 이 일깨워준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61) 전 명지대 심리학과 교수 약 10년만의 대작이다.
인도에선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여야가 ‘퍼주기’ 대결 중이다. 최근 실시된 두 차례 주의회 선거에서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압승으로 쓴맛을 본 인도국민당(BJP)도 적극 나섰다. 2014년부터 집권한 BJP와 1947년 독립 이후 대부분을 집권한 INC는 연방하원(543석)을 뽑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이미 ‘선거 모드’에 들어간 상태다.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BJP 소속 나헨드라 모디 총리가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협동조합대회 축사를 통해 친농민 정책을 역설했다. BJP정부가 지난
중국이 한층 강한 태도로 국제관계에 임하게 될 전망이다. 자국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위협한다고 간주하는 외국의 조치에 맞대응할 국내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7월 1일자로 시행될 ‘중화인민공화국 대외관계법’(이하 대외관계법)이다. 중국이 사드(THAAD) 갈등을 계기로 비공식 시행해온 ‘한한령’(限韓令)’ 같은 보복성 조치들을 더 과감하게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28일 열린 제14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통과된 ‘대외관계법’엔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위반하고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다. 수평선 너머에서 날아온 갈매기 소리가 발치에 떨어진다. 랜턴을 밝히고 모닥불을 피운다.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에 여름밤이 깊어간다. 텐트 앞까지 밀려오는 파도 소리에 귓전이 어지럽다.이번 여름휴가는 섬에서 지내보면 어떨까. 그것도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새보는 거다. 해송숲 속에 친 텐트는 웬만한 럭셔리 리조트 부럽지 않다. 텐트 앞에는 일망무제의 바다가 펼쳐지고 밤이면 별빛이 사금파리 뿌리듯 텐트 위로 쏟아져 내린다.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 증도. 섬에서의 하룻밤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티베트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대화를 모색 중인 티베트 망명정부가 공식 홈페이지에 27일 우리나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중국 시짱(西藏·티베트) 방문과 발언에 유감의 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억압적 공산주의 정권 아래 티베트인과 다른 지역 사회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책임감 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 "어제의 티베트가 오늘의 우크라이나, 내일의 한국이 될 수 있다." 티베트망명정부의 지적은 통렬한 어조를 담았다.티베트 행정부 홈페이지(tibet.net)에 게재한 ‘한국 민주당의원들의 티베트 언급에 대한 유감’ 논평에서
7월 1일로 홍콩국가안전법(이하 ‘보안법’) 시행 3주년이다. 그동안의 큰 변화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개방과 번영의 국제도시 홍콩이 역사책에만 존재하게 됐다는 현실이다. 1997년 반환 당시 50년으로 약속된 ‘일국양제’가 23년만에 무너졌다. 보안법에 저촉되면 최고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중국으로선 19세기 중반 아편전쟁 후 본격화된 ‘국치’(國恥)의 치유, 자존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모든 가치판단 중심에 중국공산당의 ‘애국주의’가 있다.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앞두고 ‘샤오캉’(小康:
티베트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자치구 ‘시짱’(西藏)으로 불리고 있다. 작년말 기준 인구 364만, 이 중 87.8%가 티베트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이다. 인도·네팔·부탄과국경을 맞댄 군사적 요충지이자 중국 전체면적의 8분의 1, 구리·석유·우라늄 등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그러나 티베트의 최대 유산은 초기불교를 계승한 ‘티베트불교’다. 심오 풍부한 해석의 전통을 가진 불교로 일컬어진다.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티베트불교의 상징 ‘포탈라궁(宮)’이 현지의 랜드마크다. 티베트문제의 핵심엔 결국 ‘종교의 자유’를 둘러싼 세계관 가치관
재즈보컬리스트 김준(83) 헌정음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가 나왔다. 후배지만 더 유명한 웅산 마리아킴 이주미 유사랑 등이 함께 한 음반이다. 척박한 시대를 살아 낸 한국재즈 1세대 선배를 위한 존경과 감사를 담았다. 이 음반에서 김준이 직접 부른 곡은 ‘왓 어 원더풀 월드’뿐이다.What a wonderful world... 제목이자 후렴구인 ‘참 멋진 세상’이 반복되지만 가사가 소박하기만 하다. 푸른 나무, 빨간 장미, 알록달록 무지개, 친절한 이웃의 인사 등 소소한 일상의 아름다움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40)이 2023년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를 수상했다. 세계무용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강미선의 이번 수상은 K팝 K클래식뿐 아니라 K발레 역시 세계정상임을 보여준 상징성도 가진다. 클래식악기들과 마찬가지, 늦어도 열살 전후 시작된 혹독할 만큼 엄격한 기본기 학습과 훈련이 필수인 발레는 그 나라 무용예술 전반의 잠재력을 가늠하게 해준다.시상식과 갈라콘서트가 20~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렸다. ‘브누아드라당스’는 발레의 개혁자 장 조르주
하나의 섬에 하나의 리조트가 들어선 곳. 완전한 자유, 온전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천국이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 그곳은 바로 몰디브다.몰디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푸른 바다 위 신기루처럼 떠 있는 섬. 그리고 그 섬 하나를 온전히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리조트. 우리가 생각하는 낙원의 풍경에 가장 가까운 곳. 하지만 멀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거쳐 몰디브 말레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말레 공항에 도착하기도 쉽지 않았다. 활주로에 착륙하기 직전 비행기는 급상승했다. 폭우와 거센 바
바이올리니스트 랜달 구스비(Randall Goosby/27)가 20일 22일 각각 광주와 서울에서 연주한다. 재일교포3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첫 내한공연이다. 19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구스비는 "어머니의 나라를 처음 방문하게 돼 흥분된다"며 자기 음악인생의 모든 공로를 어머니에게 돌렸다. "어머니가 저를 위해 들인 돈 시간 희생을 각별하게 생각한다", "감사함을 느끼며 그 희생을 가치 있게 만들고 싶다." 그에게 1708년산 명기 스트라스바리우스를 제공
17∼18일(현지시간)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 시내 광장에서 한-유럽연합(EU) 수교 60주년 ‘한류’ 행사에 총 4만7000여명이 방문했다고 현지 한국문화원이 전했다. 브뤼셀 전체 인구의 4.1%에 해당하며, 2년 전 행사 때보다 18%나 많은 인파였다.한복체험부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달고나’, 전통놀이 등 다양한 체험 부스들이 열렸다. 한국기업 40개사도 참여해 화장품 한식 등 일부는 행사가 끝나기 전 완판된다. 행사와 연계해 지난 1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관의 B2B 수출상담회에선 우리 중소
보컬·댄스 실력의 확실한 내공, 격렬한 춤동작을 하면서 가창력을 발휘하는 가수란 이른바 K팝이 인류 대중음악사에 처음 등장시킨 현상이다. 특유의 연습생 과정은 혹독함으로 한때 비판받기도 했으나 합리적 개선을 더하며 아이돌 양성시스템의 일부로 굳건히 자리잡은 듯하다. 고된 훈련,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 낸 재능과 열정의 소유자들이 세계적 성공과 방탄소년단(BTS) 같은 ‘선한 영향력’을 꿈꾼다. 이런 가운데 K팝 시스템으로 탄생한 일본 아이돌그룹들의 존재가 눈길을 끈다.‘K팝의 일본 국산화’ 현상으로 비치기도 하는 현실이 가요계 내지
국립무용단의 ‘산조’(散調)가 23~2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초연 2년 만의 재공연이다. 본래 산조란 우리 전통악기의 독주곡으로, 서구 근대음악의 소나타에 해당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흩어질 散’ 글자그대로 ‘흩어졌다 모였다’ 하는 음악, 산조에선 즉흥성 비대칭성이 중시된다.K컬처를 이루는 숨은 또 하나의 보석이 한국무용이다. 세계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발레무용수가 여럿 있지만 우리 고전무용의 매력 또한 꾸준히 다져져 왔다. 한국무용은 동북아 주변 국가들과 단연 차별된 특징을 가졌다. 북한무용에서 보듯 북방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