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회개기도 한 뒤 ‘엄마 사랑해’라는 외침을 끝으로 사라져”
천국 간 아들 친구들에게 전도...“교회 다니기 시작한 친구들 늘어”

9일 포항 오천제일교회에서 간증 중인 김은숙 집사. /유튜브 영상 캡처 
9일 포항 오천제일교회에서 간증 중인 김은숙 집사. /유튜브 영상 캡처 

“아들이 선교단체 비전캠프에 참석하면서 신앙적으로 많이 성숙했었습니다. 앞으로 아들의 삶을 기억하며, 받은 사랑과 은혜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난 9일 오전 경북 포항 오천제일교회(박성렬 목사)에서 간증한 김은숙 집사는 지난달 태풍 힌님노에 의한 주차장 침수로 목숨을 잃은 아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울먹거렸다. 

김 집사는 지난 태풍으로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하면서 늦둥이 아들 김모(15)군을 하늘로 먼저 보냈다. 당시 김모군이 이별 직전 마지막 인사로 “엄마 키워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김 집사를 향해 전한 것이 뉴스에 소개되며 전 국민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당시 물이 차오른 지하주차장에서 파이프를 붙들고 14시간을 버틴 끝에 기적적으로 생존한 김 집사는 자신만 살았다는 미안함과 아들을 향한 그리움 때문인지 이날 간증 내내 슬퍼보였다. 그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집트 선교사가 되겠다던 아들, 그 아들이 옆에 없다는 게 (아직도) 믿기질 않는다. 너무 보고 싶고 한 번 더 안아주고 싶고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집사는 “사건 전날 왠지 떡볶이를 먹이고 싶어 사줬더니 아들이 너무 잘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나서는데 아들이 따라 나오며 ‘내가 지켜줄게. 내가 엄마 보호자 해 줄게’라고 했었다. 그게 마지막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에 들어갈 때는 2~3㎝ 정도 물이 찬 정도였다”며 “하지만 시동을 걸고 출구로 방향을 틀자 이미 폭포처럼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주민 몇 명이 고립됐다. 다른 출입구를 찾아 돌아섰을 때 정전이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물이 차오르자 저는 ‘아들아. 우리 천국에서 만나자’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며 “아들도 탈출이 어렵다는 걸 직감한 듯 ‘엄마 미안해. 키워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한 뒤 회개기도를 시작했다. 아들이 ‘하나님 제가 지은 모든 죄 용서해 주세요’라고 기도한 뒤 ‘엄마 사랑해’라는 외침을 끝으로 칠흑 같은 어둠, 차오르는 빗물 속으로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 친구들에게 ‘아들은 천국에 갔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해 기도할게. 언제든 집에 놀러 오고 너희들도 꼭 하나님 믿으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아들 방에서 놀다가는 친구들, 지하주차장 가서 기도하는 친구들, 실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친구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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