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12.8%↓, 대중 수출 16.3%↓…대중 무역수지는 적자
수입 1.9%↑, 7개월째 무역적자 가능성…올해 누적 적자 338억불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부두. /연합
부산항 신선대 부두와 감만부두. /연합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하면서 2년 가까이 이어지던 수출 증가세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반도체 수출과 대중(對中) 수출의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은 1년 전보다 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4억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3.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일)보다 0.5일 더 많았다. 일평균 수출액으로는 9.0% 줄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달의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게 된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에 한 자릿수로 내려온 이후 둔화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 수출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2.8% 줄었다.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반도체 수출은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철강제품(-17.6%), 무선통신기기(-15.6%), 선박(-22.9%) 등도 줄었다.

반면 석유제품(16.4%), 승용차(32.1%), 자동차부품(9.8%) 등의 수출은 늘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6.3% 감소했다.

대중 수출이 이달까지 줄어든다면, 2020년 1∼5월 이후 2년여 만에 다섯 달 연속 감소하게 된다.

일본(-16.1%), 대만(-26.7%)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6.3%), 유럽연합(EU·3.4%), 베트남(1.7%) 등은 늘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입액은 373억5천5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일평균 수입액은 1.9% 감소했다.

수입 증가율은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주요 품목별로는 반도체(13.9%), 가스(24.6%), 반도체 제조장비(13.2%), 석탄(14.8%) 등의 수입액이 늘었다.

반면 원유(-0.3%), 석유제품(-18.5%), 정밀기기(-2.7%) 등은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47억6천700만달러), 가스(28억1천500만달러), 석탄(10억3천2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86억1천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억4천만달러)보다 8.5% 증가한 것이다.

1∼20일 통계 기준으로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 미만을 기록한 건 지난해 3월(8.9%) 이후 처음이다.

수입국별로는 중국(10.9%), 미국(6.6%), 대만(5.0%)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고 EU(-1.5%), 일본(-6.0%), 사우디아라비아(-1.4%) 등은 줄었다.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49억5천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3억7천400만달러 적자)은 물론 전월 1∼20일(41억8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올해 무역수지는 4월(-24억7천700만달러), 5월(-16억600만달러), 6월(-24억9천700만달러), 7월(-50억8천900만달러), 8월(-93억9천400만달러), 9월(-37억7천800만달러)에 적자를 기록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1∼2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1억5천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8월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다가 지난달에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38억4천3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206억2천400만달러)보다 132억1천900만달러 많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132억6천7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