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김대호

자동차, 조선, 철강 산업의 초대기업 노조를 포괄하는 조합원 19만 명의 전국금속노조는 1987년 이후 이념, 조직, 투쟁에서 한국 노조운동의 견인차다.

2001년 2월 창립 시 제정된 10개 강령 중 [통일] 강령은 이렇다. "우리는 우리의 국토를 강점한 미군을 조속히 철수시키며,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해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투쟁한다."

조합원의 99%는 저런 강령이 있는 지조차 모를 것이다. 물론 전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강령 제정 과정에서 이른바 사상투쟁(?)을 치열하게 벌인 이론가들치고 지금까지 현역에 있는 노조 간부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퍼질러놓은 이념적 토사물을 치우려 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무관심과 무책임이 저따위 강령이 20년 이상 대문을 장식하게 만든 것이다. 민주노총과 재야시민단체 간부의 지성·윤리의 총체적 저하와 지독한 종북화·좌익화 경향은 사회주의 몰락, 북한의 참상, 북한의 진짜 대남 핵공격 위협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너무나 초현실적이다.

논리, 이성, 양심이 손톱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면, "반전 반핵"의 팔뚝질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을 향해야 한다. ‘자유 없이 민주 없고, 자유 없이 자주도, 통일도 없고, 자유 없이 인권도, 경제도, 평화도 없다’는 외침이 천지를 진동해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반미자주평화 타령은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잃어버린, 조선로동당에 의해 조종되는 좀비 같은 인간들의 반역적, 반문명적, 비이성적 헛소리에 불과하다.

국가와 국민을 책임질 의사와 포부가 있는 정파나 정당이라면 가장 큰 대중조직인 노조와 소통하고,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진보정당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끊임없이 그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나 우파 소수 정당은 노조운동을 소 닭 보듯 해왔다.

대체로 반공(주사파 빨갱이 척결)과 탄핵반대 이상의 이념이 없었다. 사실 종북 주사파들과 전쟁을 주로 초법적 수단을 거리낌 없이 사용한 공안기관에 의존하고, 자신은 오로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종교적) 사익 추구에만 몰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북주사파들이 독일 나치당처럼 체제 파괴, 법치 파괴, 인권 유린 행위를 하지 않는 한, 그 주의 주장만 가지고 처벌하기는 어렵다.

초법적 수단은 사용할 수도 없고 사용해서도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정치인, 기업, 교회, 시민단체와 자유시민들은 설득력있는 대안 노선 정립과 이를 질기게 실천하는 정파, 즉 활동가조직을 만들어야한다. 특히 노조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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