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서구에서는 사람의 위선적인 행동을 ‘악어의 눈물’로 비유하곤 한다. 악어가 물 밖에서 제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생리현상을 ‘스스로가 죽인 먹이를 잡아먹으며 그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린다’라는 오랜 믿음에서 비롯된 말이다.

24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내의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민주당사 앞을 찾은 이 대표는 "야당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라며 뜬금없이 눈물을 보였다.

이런 터무니없는 발언과 함께 흘린 그의 눈물을 보며, 앞서 언급한 악어의 눈물이 떠오르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압수수색 자체가 대선 자금 조달과 조직관리 역할을 맡았던, 이재명의 최측근이던 김용이 체포, 구속 수사되면서 드러나는 의혹들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김용이 ‘부정한 돈을 받았을 것이다’라는 단순 의혹을 넘어, 이재명의 ‘불법 대선 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그 끝에 결국 방탄복을 겹겹이 두른 이 대표가 있음을 모두가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정의로움’과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여당을 박살내고,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권력의 핵심이던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벌였던 민주당이었다. 그 당의 대표라는 자가 고작 야당 당사 내에 위치한 연구원 사무실 압수수색에 ‘민주주의’씩이나 들먹이며 침탈, 참혹, 비통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재명은 대선 후보 기간인 지난 1월에도 지지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정권심판론이 우위를 점하며 지지율 정체 등 위기가 고조되자, 성남 상대원 시장을 찾아 시장에서 화장실을 관리하던 본인 어머니의 일화를 소개했다.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서민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다.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사죄’의 큰절로 지지를 호소하다 결국 눈물을 터뜨린 것이다.

‘이재명’, 그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가두고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쌍욕을 내뱉는 음성파일은 국민 대다수가 들었을 것이다. 모 연예인과의 무상연애설, 시민들과의 다툼 등의 파문 앞에서는 잘못이 없다고 미꾸라지처럼 발뺌하며, 스스로 곤경에 빠진 때는 동정여론을 의식하며 눈물을 보인다. 그런 그의 눈물이야말로 ‘악어의 눈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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