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방문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소회

"나이 든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고 비통한 심정
애도 기간에 술 마셨다고?...나는 원래 술 안 먹어"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지난 3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김석구 기자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 지난 31일 오후 '이태원 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김석구 기자
지난 31일 낮,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을 조용히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장이 폴리스라인으로 통제되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경찰 관계자들의 감식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수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한 내리막길을 황망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김 위원장은 인근의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아 직접 헌화를 마치고 오는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근조 리본을 달고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김 위원장은 깊은 슬픔에 잠긴 모습이었다.
 
현장을 찾은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그런 참사가 일어난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라며 뜻밖의 사고에 비통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156명의 사망자를 낳은 참사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심경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래서 젊은이들의 죽음이 너무나 비통하고 우리 젊은이들 얼굴이 생각이 나서 너무나 슬펐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오늘 현장에 가보니 그게 그렇게 긴 골목도 아니고, 경사가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저 한두 명도 아니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참사를 당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너무나 아팠어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거듭 탄식했다.
 
김 위원장은 또 ‘왜 젊은 사람들이 유독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많이 온 것 같은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핼러윈 축제는 이제 우리가 영어를 배우면 영어 책에도 나오고 교과서에도 많이 나오잖아요? 어린 친구들 같은 경우는 영어 유치원에서도 보고 배우다 보니까 그게 남의 나라 축제가 아니라 자신들의 축제로 인식을 하게 돼서 그날 (축제를 즐기러) 나온 게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꽃다운 나이에 사망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탄식했다. 김 위원장은 "그날도 이태원을 찾은 젊은이들이 나는 너무너무 보기가 좋았어요"라며 "생명력이 왕성하고 미래가 창창한 우리 젊은이들이 주로 희생된 데 대해서 나이 든 사람으로서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미안하고 아주 비통한 그런 심정입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1일 경사노위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저녁 경기도 수원의 한 음식점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전현직 의장단 5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이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온 국민이 황망한 마음으로 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김 위원장을 향해 "(이태원 참사 사망자들을 향한) 추모의 의미를 부정하나"고 비판하자 김 위원장은 "오래 전에 약속된 저녁자리"라며 "나는 술을 못 먹는다. 평소에 술을 마시지 않고 이 날도 당연히 먹은 게 없다"고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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