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동해상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추정 정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전날에 이어 도발을 더 키워가고 있다. 일본은 미야키현 등 일부 지역에 한때 피난경보를 발령했다.

현 시기 김정은이 노리는 전략은 3가지다. 첫째, 겉으로는 한미 연합훈련(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하는 도발처럼 보인다. 하지만 7차 핵실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그램이다. 북한이 짜놓은 시간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11월 8일(현지 시간) 미국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지금 북한은 ‘마음껏’ 도발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폭격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일단은 미 중간선거 전후에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둘째, 김정은이 생각하는 큰 그림은 북·중·러의 굳건한 결속과 ‘유라시아 반미 전선’ 구축이다. 기본적인 미·중간 경쟁 구도 위에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질서는 급변했다. 중국 시진핑은 장기독재의 길을 열었다. 대만 해협에 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정은으로서는 우크라이나-대만-한반도로 이어지는 반미 전선을 확실히 구축해 놓아야 국제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일 수 있고, 중·러의 경제·군사·외교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정은은 이 ‘황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를 지원했다. 최근 존 커비 미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한(significant) 수준의 무기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해주길 내심 바랄 것이다. 김정은의 이번 도발은 ‘유라시아 반미전선 구축’의 그림 속에서 봐야 한다.

셋째, 대남 전략이다. 한반도 군사 긴장을 한미연합훈련에 그 책임을 뒤집어 씌우면서 향후 남한 내에 ‘반미반전(反美反戰) 운동’을 일으킬 의도가 뻔히 보인다. 한국진보연대·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촛불행동·경기동부연합·민노총·민주당 내 전대협·한총련 주사파 출신 의원 및 좌파 시민단체·언론들이 김정은을 돕는 ‘쓸모있는 바보들’(useful idiot)이다. 최근 이태원 사고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이러한 구도 속에서 일어났다. 윤석열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이해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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