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2024'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11월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연합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2024'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11월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연합

"사람들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계정)은 복구될 것이라고."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이 밝힌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realDonaldTrump)이 즉시 부활했다. 이후 20여분 만에 팔로워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 머스크의 트윗엔 ‘민심은 천심’을 뜻하는 라틴어 Vox Populi, Vox Dei가 함께 적시됐다.

머스크는 18일 팔로워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Reinstate former President Trump)’란 제목의 설문조사를 게시했다. 24시간 진행된 투표에서 1500만 명의 응답자 중 51.8%가 트럼프 복귀에 찬성했다(반대 48.2%).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 자유의 여신상이 허울로 남아선 안 된다"며 "복귀 찬성에 투표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몇몇 국가 지도자들 역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년전 트럼프 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은 8300만 명 팔로워를 거느린 상태에서 영구정지 처분을 받았다. 2021년 1월 6일 워싱턴DC에서 2020 대선결과에 의문을 제기한 트럼프 지지자들 집회가 의사당 난입 사태로 번진 지 이틀 만이었다. 트위터는 제재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게시글들과 관련 맥락을 조사한 결과, 폭력 선동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반대 입장을 펼쳤다. "어리석다. 트럼프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입을 틀어막지도 못할 거면서." 이후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를 자칭하며, 사용자의 발언을 문제삼아 계정을 삭제·정지시키는 행위를 제한할 것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트위터 계정이 복구됐으나 본인이 실제로 복귀할지 미지수다. 오히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성명을 통해 트위터로 돌아갈 생각이 없으며, 손수 창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활동할 것이란 입장을 천명했다. "긍정적으로 투표하라. 하지만 걱정 마시라. 우리는 아무데도 안 가다. 트루스소셜은 특별하다!"

한편 18일 엘리자베스 워런, 코리 부커, 다이앤 파인스타인 등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트위터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조사를 촉구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변신시키며 SNS로서의 무결성(integrity)과 안전성을 훼손했다. "사기·사칭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분명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새로운 기능(유료계정 인증 서비스)을 발표했다"며 비판하는가 하면, 사이버 보안·프라이버시 정책담당 주요 임원의 해고와 연관해 "새 제품과 수익화 전략을 검토하는 동안 오용과 침해로부터 개인데이터가 적절하게 보호될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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