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더언 대만육군 대령이 항복서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
샹더언 대만육군 대령이 항복서약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

대만군 현역 육군대령이 "전쟁이 나면 항복하겠다"고 중국 당국에 맹세를 하고 ‘월급’을 받아오다 적발됐다. ‘항복 맹세’를 한 대가로 매달 4만 대만달러(약 173만원)를 받았다.

◇대만 최전방 근무 육군대령, 中에 항복 맹세

대만 중앙통 등에 따르면 진먼지방검찰은 중국에 충성맹세를 하고 첩보를 수집해 건넨 혐의로 육군 보병훈련사령부 작전연구개발부서 수석 책임자인 샹더언 대령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샹더언 대령은 2019년 예비역 중위 출신 기자에게 포섭됐다. 2020년 1월엔 군복을 입고 "양안의 평화통일을 지지할 것을 맹세하며, 앞으로도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해 봉사하며 평화통일의 신성하고 영광스러운 사명을 조속히 완수할 것을 맹세한다"고 적힌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항복하겠다는 맹세라는 게 대만 현지언론들 풀이였다. 이러한 충성 맹세의 대가로 그는 매월 4만 대만달러(약 173만원)을 중국으로부터 받았다.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샹더언 대령 사건이 "중국 공산당의 침투와 포섭, 첩보수집 및 비밀 절취가 어떻게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현재 대만군은 장교부터 사병까지 중국의 간첩활동에 대응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中외교부 "외교적 문제 질문 아니라 답 못한다"

반면 중국 당국은 이 문제에 함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샹 대령의 ‘충성맹세’에 대한 질의를 받자 "그건 외교적 문제가 아니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통신은 "지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대회에서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섬의 독립을 막기 위해 베이징은 무력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육군대령 간첩사건은 올해 우리 군에서 일어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4월 28일 국방부 검찰단과 서울중앙지검은 "북한 공작원에게 4800만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군사기밀을 넘기려던 육군 제13특전여단(일명 참수여단) 소속 대위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군 기밀통신망에 로그인할 수 있는 정보를 북한에 건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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