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국가 비상사태 선포
경찰 8명 사망-시위대 피해불명
아시아나 승객들 공항에 발 묶여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연료가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올 연초부터 연료가격 등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전국적 대규모 시위로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AFP=연합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연료가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올 연초부터 연료가격 등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전국적 대규모 시위로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AFP=연합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폭등 등을 항의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결국 내각 총사퇴,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시위 양상이 심각한 최대 도시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 등 4개 지역에 이어 전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금 조치를 발동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안을 수리하고, 알리한 스마일로프 제1부총리를 총리 권한 대행에 임명했다. 다만 새 정부 구성 때까지는 기존 정부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국영 ‘하바르’ TV로 중계된 대규모 시위 사태 대책 회의에서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현재 알마티 인근에서 테러리스트들과 국방부 소속 공수부대원들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 테러리스트들이 본질적으로 국제 테러분자들이고 외국에서 중요한 교육을 받았다." 토카예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다.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평화유지군이 파견될 예정이다. CSTO는 지난 2002년 옛 소련에 속했던 러시아·벨라루스·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6개국이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다.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시위대는 시정부 청사와 대통령 관저 등을 점령해 방화하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섬광탄 등으로 진압에 나서면서 충돌했다. 진압대원 8명 사망 등 경찰과 시위대 양측의 부상자·사망자가 속출하는 중이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각 지역의 국가근위대소속 대원들과 경찰들 가운데 사망이 8명, 부상자 317명이라고 밝혔으나 시위대 측 피해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국영 하바르 TV를 제외한 현지 방송들이 대부분 중단됐으며, 알마티와 누르술탄에선 인터넷 통신 두절, 휴대폰 문자 메시지와 메신저 서비스까지 끊어졌다. 알마티 공항의 점정 운영 중단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이날 저녁 현지에 도착한 한국인·카자흐인 승객 등 70여 명은 공항에 발이 묶였다.

외신들은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세력의 약 30년 독재와 전횡, 코로나19 사태 등을 통해 악화된 경제난 등등 누적된 불만이 연료 가격 문제로 폭발했다고 분석한다.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집권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안보회의 의장직을 유지, ‘국부(國父)’ 지위를 누리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2018년 인권 보고서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가 98% 득표율을 얻은 2015년 대통령 선거는 "비정상적이었고 진정한 정치적 경쟁이 결여돼 있었다." 현 토카예프 대통령 역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으로 분류된다.

카자흐, 연료가 폭등 항의시위 격화…진압대원 8명 사망.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진압경찰이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시위 도중 부상자가 속출하고, 진압대원 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
카자흐, 연료가 폭등 항의시위 격화…진압대원 8명 사망.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진압경찰이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시위 도중 부상자가 속출하고, 진압대원 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
알마티 시청사 난입하는 물가 급등 항의 카자흐 시위대 .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청사로 몰려가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이날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AFP=연합
알마티 시청사 난입하는 물가 급등 항의 카자흐 시위대 .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청사로 몰려가 난입을 시도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새해 연초부터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으로 번져 이날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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