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맡은 배우 오영수. /연합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78)씨가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 최초다. 더구나 올해 세 번째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도전하는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쳐 영광이 더하다. 오영수 씨는 작품 속 오일남 역을 맡아 ‘깐부 할아버지’란 별명을 얻었다.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시상식이 거행됐다.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는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 출연진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TV 드라마 남우주연상이 ‘석세션’의 제메리스트롱에게 돌아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이정재 씨는 수상을 놓쳤다.

미국 OTT 콘텐트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작년 9월 23일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른 이래 46일간 그 자리를 유지했다. 역대 넷플릭스 최장 1위 작품인 ‘퀸스 갬빗’(46일)과 타이 기록이다. 당시 ‘오징어 게임’ 대신 새롭게 1위에 오른 드라마는 ‘아케인’이었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를 기반으로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드라마다. ‘오징어 게임’이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총 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아케인’은 대립적인 두 도시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벌어지는 주인공 자매의 이야기를 다뤘다.

1944년 이래 계속된 골든글로브는 미국 영상문화계를 대표하는 상이며 세계적인 관심도 또한 높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이하 HFPA) 회원(87명)이 영화와 TV 프로그램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아카데미, 미국배우조합상(SAG)과 함께 미국 3대 상으로 꼽힌다. ‘오징어 게임’ 오영수 씨의 수상을 전문가들은 여러모로 각별한 의의가 있다고 분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인이 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을 수상했다는 사실에 큰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정 평론가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인한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한국뿐 아니라 다른 비영어권 국가를 위해서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백인 위주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한국인이 주인공으로 서게 됐다는 것은 이제 K콘텐트가 세계적인 주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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