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오전 극초음속 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지난 5일 자강도 일대에서 발사한 지 6일 만이다. 12일 조선중앙통신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마지막 240㎞ 지점부터 선회기동(회피기동)하여 1,000㎞ 표적에 명중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에는 김정은과 조용원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직접 참관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 성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7일 국방부는 "5일자 북한이 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며, 속도도 극초음속 미사일 기준인 마하 5(시속 6120km)에 못 미친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북한이 쏜 미사일은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른 최대 속도 마하 10(시속 1만2240km)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우리 국방부를 향해 시쳇말로 ‘엿 먹어라!’라며 보란 듯이 쏴버린 것이다. 국방부로선 할 말이 없게 됐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노동당 8차 대회 때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계획 중 가장 중요한 극초음속 무기개발 부문에서 대성공을 이룩했다"라고 주장했다.

10일(현지 시간) 유엔안보리는 지난 5일의 북한 미사일 발사건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결의안은커녕 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상임이사국 중국·러시아의 반대 때문이다. 북한은 안보리 회의가 끝나자 바로 두 번째 미사일을 쐈다.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둔 러시아는 미국과 제네바 담판 중이다. 중국은 미국과 안보·경제·첨단기술 등 다방면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지금 북한은 미·중간, 미·러간 갈등의 틈새에서 연속적인 미사일 도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자체 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함께 대미(對美)전선에서 중국·러시아 지원하기, 미국을 향한 김정은 몸값 올리기, 남한 정부 길들이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의 결정적인 대남 전술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군사적 열패감’에 빠져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윤석열 후보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여 발사할 경우 대응책은 선제타격밖에 없다"라고 하자,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민족전쟁을 하자는 거냐?"며 선동했다. 한 치 앞을 못 보는 청맹과니나 다름없다. 이것이 우리의 안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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