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공모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관투자자들의 폭발적인 러브콜 속에 희망 공모가 최상단인 30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70조원을 넘어서면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자마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단숨에 시총 3위를 꿰찰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25만7000~30만원) 상단인 30만원으로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 상장 후 시총은 70조2000억원에 이른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3.37대 1로 지난해 코스피에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1883대 1을 뛰어넘으며 역대 1위에 올랐다.기관투자자들의 신청 수량을 고려한 전체 매수 주문 규모는 1경5203조원으로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처음으로 1경(京)을 웃돌았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증시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갖고 있던 대형주를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9조416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7조2511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조16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26%, 5.46% 하락했다. 연초 거래량 증가로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1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기관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11거래일 순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기관투자자의 순매도는 대형주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도 규모는 2조534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SK하이닉스(4937억원), 네이버(4181억원), 카카오(3922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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