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한미 간 ‘첨단기술 동맹강화’가 주요 의제로 설정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미래 첨단 먹거리로 설정한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 미국과 어떤 수준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내놓을지 관련 부처와 업계 등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우주경제 선점을 목표로 미국과 구체적 우주기술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고, 양자 부분에서도 기술 동행 강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모방한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 ‘연내 설립’ 우주항공청과 NASA 간 제휴 논의…양자·AI 협력도 관심

정상회담 주요 의제인 첨단기술 분야 동맹 강화를 목표로 우주·인공지능(AI)·양자·데이터·바이오 등 광범위한 부문에서 협력을 다진다.

우선 우주 분야에서 첨단 우주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이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우주 경제’로의 빠른 진입을 목표로 우주 분야 최고 선도국인 미국과 기술 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는 한국판 NASA를 목표로 연내 설립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과 NASA 간 구체적 협력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나라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에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 등을 놓고 구체적 결론이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해 한인 과학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미 우주기술 동맹 추진에 힘을 싣는다. 한국 대통령의 NASA방문은 1965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방미 경제 사절단 중에는 미국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 액시엄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인 보령[003850]이 관련 논의를 구체화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주목받는 양자 분야에서도 지난해부터 본격 협력을 시작한 한미 간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기술동맹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워싱턴DC에서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를 열고 연구자를 파견하는 등 미국과 연구 협력을 이어 왔다.

AI 분야에서는 신약개발에 AI를 활용하는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를 접목하는 기술에 대한 협력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 대한 여러 건의 양해각서 체결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논의…셀트리온 "中 대신 美에 공장 검토"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 조성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이 주된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보스턴 클러스터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하버드대학 등 주요 대학과 벤처기업 등이 몰려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보스턴을 직접 방문해 28일 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들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전략 회의’에서 "벤처기업과 청년들이 바이오헬스 분야에 도전하고, 이를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도 같은 시기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통해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에 구축한 현지 거점에 입주한 기업을 올해 20개에서 내년 30개로 확대하고, 현지 지원을 지속 제공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국 바이오·제약 기업의 미국 내 생산, 판매 확대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뒤 바이오대기업 대표 중 한명으로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인센티브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애초 중국에 지을 생각이었던 4공장을 미국과 한국에 절반씩 나눠서 지을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또 자사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내 직접 판매 확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기반 첨단 의료기기 개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데이터 기반 의료·건강·돌봄 서비스 혁신 등도 이번 방미 기간 양국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 네이버, 북미 웹툰시장 진출 강화…토스·왓챠 등도 동행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 사절단에는 국내 양대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가 포함됐다.

네이버는 웹툰이 최근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사절단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탄탄한 팬덤을 가진 IP(지식 재산권)를 다수 보유했고, 그중 일부를 놓고 현지 업체와 협업을 모색 중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와 욘더를 비롯해 에이톤 북스, 문퀼 같은 현지 웹소설 출판사와 손잡고 올해 최소 6편의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들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는 이번에 경제 사절단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카카오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등으로 인해 내부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정부와 협의 끝에 이번 사절단에서 빠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윤 대통령 방미 기간에 보스턴에서 열리는 복지부 주관 한미 디지털·바이오 비즈니스 포럼에 계열사인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가 참여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를 통해 다양한 미국 기업과 글로벌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밖에 ICT 업계에서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클라우드의 이주완 대표, OTT 왓챠의 박태훈 대표 등이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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