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통신 제공 요청받자 "당장은 어렵다"며 말 바꿔

우주항공 개척자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
우주항공 개척자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사실상 통신이 마비된 남태평양 통가에 인터넷망 인공위성 ‘스타링크’ 활용 방안을 거론해 비난을 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통가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꼭 필요할지 통가 분들이 의견을 달라"고 트윗을 남겼다. 통가의 유일한 해저 케이블이 최근 화산폭발로 끊어졌고, 복구에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거라는 로이터통신 기사에 댓글 형식으로 남긴 트윗이었다.

전 세계 통가인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통가 현지의 가족과 연락하고 복구작업을 돕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 절실하다는 호소였다. 통가의 국회의원인 로드 푸시투아는 머스크의 트윗에 대한 답글로 "필요하다. 현재 음성·데이터 통신이 모두 완전히 멈춰 버렸다"고 말했다.

셰인 레티 뉴질랜드 의원은 머스크에 공개서한을 보내 "선량한 통가인들에게 스타링크 인터넷 통신을 제공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스크가 레티 의원의 요청 서한을 인용하면서 "당장 하기는 어렵다"고 태도를 바꿨다. "(위성간 통신 모듈인) ‘레이저링크’ 탑재 위성이 충분치 않고, 이미 통가 지역을 커버하는 정지궤도위성도 있다. 그래서 분명한 확인을 요청한 것"이란 이유였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은 위성으로, 오지에서도 접속할 수 있는 위성 인터넷망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1만 2000기에 달하는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 저궤도에 무더기로 배치되면서 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우주정거장이 스타링크 위성과 충돌을 피하려 두 차례 회피기동을 하기도 했다.

화산폭발 전후 통가 ‘노무카’섬의 위성사진. /AFP=연합
화산폭발 전후 통가 ‘노무카’섬의 위성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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