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부천 원종역에서 고양 대곡역 구간까지 전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 부천 원종역에서 고양 대곡역 구간까지 전동차를 시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지난달 29일 개각을 단행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 차관 내정자 5명에게 "저에게 충성하지 마시고 헌법 정신에 충성하십시오"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인사 발표 전날인 지난달 28일 차관 내정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렇게 당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2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전했다.

고위 공직자로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는 헌법 정신 수호에 헌신적인 자세를 잃지 말아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주문은 윤 대통령 본인의 과거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0월 12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정갑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던진 ‘당신은 누구에게 충성하느냐’라는 질문에 "검찰 조직을 사랑하지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답해 강골 검사 이미지를 각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차관 내정자들에게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과감한 인사 결정을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조금 버티다 보면 또 (정권이) 바뀌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공무원들은 정부가 아니라 국회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물들을 대거 발탁해 타성에 젖은 공직 사회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이 "부패한 이권 카르텔과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지난달 2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 각 부처는 이번 차관 교체 이후 고위공무원단을 중심으로 대규모 내부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일부 부처는 1급 공무원 전원이 인사에 앞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업무 평가 등을 기준으로 상당수 1급 실장들이 물갈이되고, 2급 국장과 3·4급 과장도 연달아 승진·전보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관급 13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직접 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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