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월 25일 해임됐다. 이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지 한 달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해임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그는 외교부장에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공식적인 설명 없이 해임됐다. 특히 그는 자국과 상충하는 국가들에 대해서 서슴없이 대립각을 세우는 ‘전랑외교’의 선봉에 서왔다. 시진핑 주석의 전적인 신임을 받아 초고속으로 승진한 인사다.

이로 인해 친강의 사임에 관해 많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유명 여성 앵커와의 불륜설, 정부 내 권력투쟁설, 건강이상설, 간첩설 등이다. 중국 공산당 핵심기관인 중앙당교의 기관지인 ‘학습시보’는 친강이 해임된 하루 후인 26일, "간부들은 유혹을 이겨내고 탈선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평론을 게재했다. 친강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불륜설에 무게를 두게 만들고 있다.

친강의 후임으로는 그의 전임자이자 상급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이 이례적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친강은 국무위원직과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친강의 운명이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친강 외교부장은 대외적인 중국의 ‘얼굴’이고 시진핑 주석이 총애하는 관리였다. 이유가 불분명한 그의 몰락은 시 주석에게 매우 당혹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중국 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친강의 해임은 시 주석의 위신과 중국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이다.

이번 사태는 비밀에 싸여 있는 중국 지도부와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의혹을 심화시켰다. 친강 문제를 처리하면서 보인 불투명성과 예측력 부족은 시 주석의 통치 스타일, 중국의 정치 체계와 외교 메시지에 대한 국제적 신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많은 것이 불투명하고 숨길 것이 많은 나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다시 갖게 함으로써 외교적 손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무리하게 3연임을 확정하면서 중국은 나날이 전체주의적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친강 사태는 중국의 권위주의적 측면을 더 부각시켰다. 전체주의국가인 중국과 민주국가인 한국 간 마음의 거리는 좀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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