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김태수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후 새롭게 변모되고 있는 국제상황에서, 역사적인 한미일 정상회의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회의 후 정상들은 한미일 3국의 돈독한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북한·중국에 맞서는 공동전선 구축의 최고 역량을 과시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회담 장소가 캠프 데이비드라는 점, 북한에 대한 강력한 국제전선 강화라는 점에서,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자유진영 연합전선의 대외 과시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캠프 데이비드는 의미가 깊은 곳이다. 카터 대통령 당시 중동 평화의 구축을 위해, 레이건·부시 대통령은 소련과의 관계를 위해 자주 특별한 회담 장소로 이용하던 곳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외교의 이정표 때마다 그 의미를 다해왔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도 그 연장선 상에서, 국제외교의 새로운 전기 및 국면 전환 공표로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회담 후 정상들은 특히 한일관계가 굳건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회담이 북한 핵무기 공세에 대한 경고 및 한미일 3국의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는 점도 있지만, 공동성명에서 특히 명문화하지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한 의미도 암시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에서 중국·북한에 대응하는 한미일의 굳건한 공조가 그 중심 목적임을 확인했다.

한편에서는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이번 회담 때문에 북한의 위상을 올라가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나아가서는 러시아의 권위적 국가들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이들과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북한도 필연적으로 포함시키게 되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자유진영 한미일 3국의 선언은 중국·러시아·북한으로부터 즉각 파생적 대응을 부를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된다. 우크라이나전쟁 후 새롭게 짜여지고 있는 자유진영 국가 대 권위주의 국가들간 대결양상은 앞으로 계속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에 임하는 일본은 중국의 지속적 부상으로 인해 더이상 동아시아의 강자 위치를 고수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아베 전 총리 때부터 일본에서 가장 큰 문제로 여겨져 왔다. 현재 일본으로서는 미국과는 물론, 북한과 대응하고 있는 한국과의 공동연합이 국가안보상 필수적인 것이 됐다. 미국 역시 중국·러시아와의 전 세계적 대응에서 한국·일본과의 연합은 필요 이상의 그 무엇이 되고 있다. 유럽 쪽에서도 우크라이나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미국의 리더십을 주시하고 있는 바, 이번 한미일 3국의 공조는 큰 환영을 받고 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공급을 해오면서 새로운 정치적 힘과 영향력을 얻어왔다. 최근 러시아와 중국도 평양을 잇달아 방문, 북한과 무기 공급 관련 회담을 진행했다. 이로써 북한의 위상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이 점은 한국으로서는 확실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국제양상에서 신중한 자세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로 인해 다시 한번 국가적 위상 상승과 국제적 입지에서 새로운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과의 일대일 관계에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왕이 외교상을 워싱턴에 초청해 놓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금년 말에 회담을 갖기 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도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한미일 공조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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