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진
유도진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위한 군사적 대비는 언제나 중요한 이슈로 여겨져 왔다. 이에 우리 군은 무대 뒤에서 혹은 전선에서 국가를 위해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며, 국가를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소대장부터 분대장까지의 지휘자들은 군의 전투력을 구성하는 핵심 인력이다. 그들은 현장에서의 전술 지휘의 중심이다. 그러나 이토록 중요한 초급간부의 처우가 높은 책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점이 대두되고 있다.

2023년 5월 한국국방연구원의 국방사회조사통계사업에 따르면 다수의 응답자가 초급간부의 복무환경이 부실하다고 평가하였으며, 일부는 적극적인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또한 2023년 6월 12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최전방의 초급간부들은 업무의 중요도에 비해 적절하지 않은 숙소에서 생활하며, 당직근무비가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에 비해 현저히 적다. 월 67시간을 초과 근무해도 추가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점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복무환경을 부각시킨다.

더욱이, 장기복무율 및 전역 후 진로 등 군의 인사 체계와 사회적 시선의 변화 또한 초급간부 지원률 하락의 주요 사실 중 하나로 지적된다. 2023년 5월 한국국방연구원의 군 인력획득 관점에서의 초급간부 보상수준 연구는 이 사실을 뒷받침하며, 이에 기반한 군 간부의 사회적 지위 저하와 군에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들의 사기 저하의 큰 이유로 보인다.

반면, 타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군의 초급간부에게 제공되는 급여와 복지 혜택이 그들의 업무 수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美軍의 MWR(Morale, Welfare, Recreation) 프로그램에 주목할만한데, 군인 및 가족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MWR은 군사적 임무와 수입창출의 영향에 따라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예산과 용도가 명확히 구분된다.

주요 프로그램에는 공동체서비스, 아동 및 청소년서비스, 레저와 레크리에이션 등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군의 전투준비태세 향상을 위해 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생애주기별 체계적으로 제공함으로, 군인들로 하여금 직무만족, 자기효능, 정서몰입을 증가시키고 이는 곧 전투력의 보장으로 이어진다. 이 외에도 AUKUS나 Five-Eyes 소속국인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군 초급간부의 책임에 비례해 보장되는 사회적 대우와 보상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안보환경이 AUKUS나 Five-Eyes 소속국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방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해 초급간부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군 초급간부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범정부 TF를 구성하고, 수 개월 안에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강한 국방과 안보에 중점을 둔 나라들, 예를 들면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같은 국가들의 군 복지제도와 교육 프로그램을 참고하여 우리나라에 적합한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국회는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며, 추가 예산 확보를 검토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군의 초급간부들의 처우는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는 중요한 이슈이다. 이를 위해 정부, 국회는 물론 국민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경우, 지역사회나 SNS 등의 플랫폼을 통해 초급간부의 처우 개선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공감대는 결국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여 초급간부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군 초급간부의 처우를 개선하여 국가의 안보를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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