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철
이인철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대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가 터지고 있다. 이 가짜뉴스들은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소금 사재기 같은 혼란을 일으켰다.

9월 3일 다가올 방송의 날에 돌아보는 한국 방송의 모습은 2008년 광우병 괴담 전파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방송이 사실을 왜곡하고 괴담을 전파해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방송이 내보내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행정 제재를 가할 수 있다. 권리 침해가 있는 경우에 정정 및 반론보도를 통해 보도 내용의 변경을 구할 수 있다. 사후적 조치로는 명예침해로 인한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보도삭제 청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은 모두가 공유하는 사회적 기억을 만든다. 방송 내용은 우리의 기억이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기억은 없어지기 어렵다. 손해배상 결정, 형사처벌 확정, 행정 제재가 구현되거나 심지어 보도가 삭제돼도 기억은 그대로 남는다.

후쿠시마 괴담처럼 상대방 공격용 소재로 만들어지는 가짜뉴스는 이를 기대하는 정파를 위해서 만들어진다. 가짜뉴스는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도구가 된다. 이제 가짜뉴스는 산업이 됐다.

방송이 영리를 목적으로 공동체의 기억을 왜곡하는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에 대해서는 징벌적 배상이나 과징금 부과 등을 통해 가짜뉴스로 인해 취득한 이익을 환수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방송은 모두의 기억을 만든다.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는 우리의 권리를 침해한다. 우리의 기억은 물론 현실을 왜곡하고 모두의 미래를 훼손한다. 방송이 역사를 왜곡하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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