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웅
전경웅

현지시각 지난 7일 새벽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국경 일대와 서부 해안을 기습 공격하면서 전쟁이 일어났다. 지금도 전 세계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속보로 전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하마스가 북한과 비슷한 행태를 보여 눈길을 끈다.

1987년 무슬림 형제단 팔레스타인 지부가 떨어져 나와 세운 하마스는 자칭 정당이다. 그러나 이들은 2006년 총선에서 집권할 때까지 온건 노선으로 돌아서던 기존 정파 ‘파타’에 대한 테러를 일삼았다. 이는 1945년 8월 건국 직후 정부를 향해 테러를 일삼고 사회 혼란을 야기하던 북한 추종세력 남로당을 떠올리게 한다.

하마스가 이번 기습 공격 때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납치한 것은 6·25 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이 우리 측 민간인을 학살하고 납북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하마스가 인질을 앞세워 "가자 지구를 공격할 때마다 인질 1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하는 것 또한 북한이 납북자들에게 자행한 악행을 연상케 한다. 지지자들이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정보 조작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며 하마스의 전쟁범죄를 외면하는 것도 똑같다.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하는 것도 북한과 비슷하다. 북한이 남침 땅굴을 팔 때 인민군은 물론 민간인까지 강제 동원한 것처럼, 하마스도 가자 지구에 이스라엘과 이집트로 침투할 땅굴을 팔 때 심지어 어린이까지 강제 동원했다.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펠함의 2012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 기고문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 지구에 땅굴을 팔 때 어린이들을 동원해 하루 16시간 강제 노동을 시켰다. 그에 따르면 당시 하마스 관리는 "터널 건설 도중 최소 16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반격에 대응하면서 민간인을 앞세워 ‘인간방패’로 삼는 것도 북한과 비슷하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과 인민군은 피란민 사이에 숨어 들어 연합군을 기습 공격했다. 연합군 공습 때도 피란민 사이에 숨었다.

범죄로 돈 벌이를 하는 것도 닮았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후 해킹, 무기 밀매, 마약 수출 등을 통해 돈을 번다. 하마스도 가자 지구 등에 뚫어 놓은 땅굴을 통해 이집트 등과의 밀수로 돈을 벌어 왔다. 이렇게 번 돈으로 북한에서 로켓추진수류탄(RPG)과 소형화기, 탄약 등을 밀수했다.

하마스와 북한이 가장 닮은 점은 상대에 대한 증오심이다. ‘이승복 사건’에서 보듯 북한이 과거에 보낸 무장간첩은 민간인을 잔인하게 학살하기도 했다. 북한은 또한 주민들 가운데 김씨 일가에 반대하는 사람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다. 심지어 여성과 어린이, 영·유아도 죽였다. 하마스는 나아가 영·유아와 어린이를 참수하고, 그 시신에 화염병을 던져 불태우기도 했다. 현장을 둘러본 외신기자들이 울먹일 정도로 잔인하다.

또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나 ‘파타’ 같은 정파와 달리 이스라엘 멸망과 유대인 멸종이 목표다. 북한 김씨 일가 또한 ‘온전한 통일’이 아니라 남한 내 자유민주주의 지지 세력의 제거와 대한민국 멸망이 3대째 이어져 온 목표다. 하마스와 북한을 지지하는 세력이 무비판적·무지성적이라는 것 또한 닮았다.

지금 국내에서는 하마스의 전쟁범죄는 외면하면서 이스라엘만을 비판하거나 양비론을 펼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부 좌파 단체는 길거리 선전을 하거나 집회까지 열 계획이다. ‘언더도그마’에 빠진 사람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악, 하마스는 선’이라는 좌익 진영의 선전선동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결과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