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정상회담이 지난 18일 개최됐다. 두 정상은 북경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주앉았다. 두 사람은 회담에서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 대미 견제를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그간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밀접했다"고 언급했고,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양국 간 긴밀한 외교정책 협조는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지금 양국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양국은 미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러시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를 해제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확전의 기로에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이용해 미국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가 팔레스타인 배후에 있고,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이미 자위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언급하면서 팔레스타인을 명백히 지지하고 있다.

중·러 협력에 더해 중·러·북 연대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북한-러시아 간 무기거래 등을 통한 접근에 대해 중국이 불편하게 생각, 중·러와 중·북 간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빗나갔다. 중국은 북·러 접근을 막을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다. 게다가 러시아가 수입한 북한 무기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잘 수행할 수 있다면, 미국을 더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따라서 북·러 접근은 오히려 중·러·북의 연대를 촉진시키고 있다.

이번 중·러 간 협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중동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은 약화될 것이고, 중국을 집중 견제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미국의 관심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일이 오는 22일 한반도 상공에서 사상 첫 연합공중훈련에 나서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안보태세가 약화되지 않도록 미·일과의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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