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4월 이후에도 연장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4월 이후에도 연장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4월 이후에도 연장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하는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하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향후 수급 불안 시 비축유 방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대한석유협회, 정유 4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공사 등과 함께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TF 제12차 회의’를 열어 비상시 석유수급 대응 계획을 점검하면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원유 의존도(2020년 기준)를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당 원유 소비량으로 측정한 결과 5.70배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연 평균 100달러를 기록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경상수지는 당초 전망치보다 305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두되며 전날 기준으로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은 92.69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1일 브렌트유의 가격이 68.87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여 만에 34.5%나 뛴 것이다. JP모건 등 일부 투자은행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물량 중 약 5.6%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유류세와 관련, 정부는 당초 15%를 인하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0% 인하를 강력 요구하자 역대 최대 폭으로 내렸다. 유류세 20%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으로 15% 인하 때보다 세수가 6000억원가량 더 줄어든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물가 상승으로 악화된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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