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헤엄치며 서민 등짝 후려쳐 떼돈 벌고 자기네들끼리 돈잔치 하는 것. 지금 시중은행에 쏟아지는 비난이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나서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은행의 종 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했겠나.

평균 연봉도 보통 수준이 아니다. 카카오뱅크가 평균 1억4600만 원이다. 국민은행이 1억1300만 원, 우리은행은 1억400만 원. 기가 찰 노릇이다. 은행 업무라는 게 무슨 대단히 창조적인 일인가?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 마진(예대 마진) 챙기는 단순 업무가 거의 전부다. 상고 정도 졸업하면 은행장도 할 수 있는 이자 장사가 은행 일이다. 그런데 5대 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는다.

국민이 은행원들의 돈잔치에 분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은 정부의 보호 아래 과점의 특혜를 누린다.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벌어들인 이익은 죄다 은행원들이 챙겨간다. 구조 자체가 꿩 먹고 알 먹는 시스템이다. 오후 4시면 칼같이 은행 문을 닫아버린다.

이러고도 평균 1억 이상 챙겨가고, 지난해 희망퇴직자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1인당 3억5000만 원씩 안겨줬다. 쉽게 번 돈으로 3~4억 위로금까지 챙겨간 은행원들이 지난해 2000여 명이다. 이들이 챙겨간 돈이 누구 돈인가? 거의 전부 자영업자 영세상인들이 밤늦게까지 죽도록 일하면서 벌어들인 정말 ‘피 같은 돈’ 아닌가? 사정이 이러하니 대다수 서민은 ‘이런 게 과연 사회정의인가?’라는 생각이 왜 들지 않겠나.

은행연합회가 1일 발표한 국내 18개 시중은행들의 경영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 이익이 36조 2071억 원이다. 전년 대비 22% 늘었다. 금리가 낮을 때나 높을 때나 대출이자는 높이고 고객들이 맡긴 예·적금 이자는 낮추는 방식이다. 금리 상승기에 예금 금리는 천천히 올리고, 대출 금리는 빨리 올리는 방식도 병행한다. 이래저래 초등학생 산수 수준으로 돈 버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 은행이 대출자에게 부당한 비용을 전가하는가, 예금자 이익과 은행 이익은 적절한가를 조사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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