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민주당이 걸신들린 게 아닌가 싶다. 내년 총선에서 200석을 먹겠다고 한다.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하고 개헌까지 해치우겠다는 망상이다. 아닌 말로 미친 정치가 갈 데까지 가는 모양새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17%p 차로 이기자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우리 당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최대한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200석을 얻으면 대통령 거부권도 의미가 없어진다. 대통령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국회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서 재의결해 버리면 법률로 확정된다. 국회 2/3는 개헌도 가능하다. 종전선언·평화협정·주한미군 철수·유엔사 무력화도 현실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망하는 길로 직행하는 것이다.

민주당 200석은 정말로 가능한가? 200석이 되려면 2020년 총선 때처럼 수도권(121석 중 103석)과 호남(28석 중 27석), 충청(28석 중 20석)을 거의 석권해야 한다. 여기에 영남·강원·제주·비례에서 50석을 더 얻어야 한다. 물론 현실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이 정의당 등 범야권은 물론 유승민·이준석 신당과도 손잡고 연합 후보를 내면 가능하다는 논리다. 또 ‘조국 비례당’이 비례 몇 석을 가져올 수 있다고 계산한다.

누구나 망상을 가질 수 있다. 확증편향 내지 편집증이 심각해지면 전청조 같은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 인간도 출현하는 것이다. 망상장애가 별게 아니다. 전청조처럼 ‘국가대표 펜싱선수 남현희 이름을 이용하면 사기 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갖게 되면 그것이 망상이다. 민주당도 ‘정치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모든 정황들을 죄다 자기 편으로 끌어 모으면 200석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망상장애가 아니고 무엇인가.

민주당 안에서도 "헛된 망상"이라는 비판이 안 나올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이겼던 지역구에서 박빙 또는 열세인 곳이 늘었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정권의 사법 리스크가 선거 여론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재명·문재인을 법대로 처리하는 것이 법치를 세우고, 새로운 정치가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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