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난 2월 중국 정찰 풍선의 미국 상공 진입 사태 이후 경색됐던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 소통 채널 유지의 중요성 재확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글로벌 공급망 현안과 대만 문제, 북·러간 군사협력 문제 등 글로벌 안정을 좌우할 주요 이슈를 두루 다룰 예정이다.

시진핑은 가라앉고 있는 중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국의 대중 기술통제를 풀고 미국 기업인들의 중국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다. 재선 가도에 적색 경보가 켜진 바이든은 두 개 전쟁의 부정적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양국 군 당국간 소통 채널 마련, 핵무기 생산 제한, AI규제 관련 합의 도출 등에 역량을 쏟을 것이다.

하지만 미중 간 패권경쟁으로 상호간 불신이 팽배해 원만한 합의 도출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은 작년 11월 발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이) 신냉전과 중국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의 복귀를 주장하면서, 기술 통제 및 글로벌 공급망 규제를 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공급망을 보호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양국간 무역조치가 필요한 점을 강조, 중국과 안정적인 경제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할 것이다. 그러면서 중동전쟁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도 맞물려 있어 협조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쪽으로 보자면, 양국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는 것은 의제에 대해 상당한 사전 조율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미중 간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되고 지구촌 곳곳의 긴장과 갈등도 한층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정세 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핵문제와 한중관계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