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정치권의 변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여야 모두 내부 갈등이 적지 않은데다 새로운 정치 질서를 향한 유권자들의 요구도 적지 않은 에너지를 내재하고 있다. 계기만 주어진다면 지각변동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변화의 행보는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더 활발하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광역시 서구을에 지역구를 둔 양향자 의원이 ‘한국의희망’을 창당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부대표까지 역임한 금태섭 전 의원도 ‘새로운선택’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아 제3지대 정치 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등이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을 출범시켜 독자 행보를 가시화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결국 민주당을 탈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분위기가 소수파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데다 이재명 대표의 캐릭터 역시 화해나 대화 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5선 중진 의원으로 이재명 체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이상민 의원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21일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 소재 대덕특구를 찾아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을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이 강연회에 이 의원을 특강 인사로 초청했다. 인요한 위원장도 이날 강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이 이날 인 위원장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눌지, 향후 행보 등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미 민주당 안에서 우리들 힘으로는 사실 거의 어렵다. 도저히 민주당에서는 견뎌낼 수도 없고, 뜻을 펼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내달 초까지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민주당 정치인들의 탈(脫) 민주당 행보가 활발해지는 것에는 개인적인 계산도 당연히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정치인 개인에게 공천과 당선은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이해타산도 결국은 정치적 조류와 시대적 추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을 뛰쳐나오는 정치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 당의 정체성과 지향점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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