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7알 공개한 '티저 현수막' 시안.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17알 공개한 '티저 현수막' 시안.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비하’ 논란이 제기된 현수막에 대해 "2030을 대상으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과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용이 아니며 홍보 대행사가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에게까지 보고된 것인데 사과도 없다"고 고삐를 조였다.

강 대변인은 현수막에 대해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은 아쉽다"면서도 "23일 갤럭시 프로젝트 행사를 위한 티저 수단이었고 광고용 시안이었다. 총선용 현수막이고 2030을 대상으로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공개된 문구는 휴대폰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라 해명의 진위도 의심받는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수막 문구에 분명 ‘정치’ ‘경제’ ‘당’ 같은 무거운 표현이 들어가는데 이걸 갤럭시 행사용으로 만들었다면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당장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으며 사과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최현철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의 행사를 위해서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 준 것이라면서 모든 잘못을 ‘업체 탓’으로 돌리며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이 아니라는데, 청년들을 돈만 아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며 비하한 것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이 삭제해 놓고선, 변명 또한 참 궁색하다"고 꼬집었다.

최 부대변인은 이어 "현수막 문구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에서 이재명 당대표와 다른 최고위원들에게도 공유한 것으로도 알려졌음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업체탓’이라 책임을 떠넘기면 이를 받아들일 청년이 몇 명이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라며 "과거 민주당 혁신위는 노인층을 비하하더니 총선을 겨냥한 현수막에서는 청년층을 비하해 놓고선 업체의 잘못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니, 민주당이 젊은 층에 대한 인식 수준과 이해 정도를 잘 알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을 비하하고 비전이 상실된 민주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이번 현수막 이슈에 대해 민주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 대비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 현수막 문구를 확정했다.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 네 가지다. 시안 공개 직후 온라인에선 청년을 비하한 것이란 여론이 들끓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세게 분출됐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은 지난 18일 논평에서 "새로운 현수막 시안이 당 내외에 큰 충격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며 "당은 공문에서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세대 위주로 진행’하는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는데,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이 2030 청년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원칙과 상식’은 "맥락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어설픈 홍보기획을 해명하려다 더 큰 비난을 자초하는 꼴"이라며 "해당 현수막은 각 지역위원회 ‘필수 게첩’ 홍보물로 전달됐는데 상당수 지역위에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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