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찰스 3세의 환대를 받은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과학기술·교역·에너지·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심화하는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했다. 양국은 외교·국방 장관급 ‘2+2 회의’를 신설하는 등 안보(8개)·경제(26개)·미래(11개) 분야에서 총 45개 과제를 이행하기로 했다.

양국은 10년 만에 양자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합의했다. 국방·방산 협력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로 하고,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키로 했다. 양국은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을 사이버 분야로 확대하는 ‘한·영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방산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무역 의제를 반영하기 위해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을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특히 AI(인공지능)·디지털·첨단 바이오·우주협력·퀀텀(양자) 기술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기업통상부 간 연례 고위급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2024년 말까지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한·영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 MOU 체결을 통해 청정에너지 보급을 가속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MOU와 파트너십 등 총 49건의 문서를 채택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제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가 왕으로 즉위한 후 처음 국빈으로 초청받았다. 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의회 연설까지 한 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심에 둔 윤 대통령의 가치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영국이 과제를 설정하고 공동협력키로 합의한 것은 글로벌 차원에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상호 국익을 극대화하고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를 신설한 것은 미국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으로서는 안보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한·영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은 미국·영국·뉴질랜드·캐나다·호주로 이뤄진 영어권 정보 공유 동맹체(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의 사이버안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가교가 마련된 것을 의미한다. 특히 차세대 양자기술 협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를 좌절시키거나 미사일 궤적에 영향을 끼쳐 타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만큼 군사전략적 함의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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