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휴전선 GP(최전방 소초)에 병력과 중화기를 재투입한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북한군이 24일부터 GP를 재구축하고 무반동총 등을 투입한 모습이 열영상장비(TOD) 등 우리측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한 후 우리 정부는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시키고 대북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 국방부가 이전부터 여러 차례 공표한 대로다.

북한은 이에 반발해 23일 국방성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측에 3가지 협박을 해왔다. ‘첫째, 9·19군사합의 전면 파기한다. 둘째, 지상·해상·공중에서의 군사조치 회복 및 군사분계선지역에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장비들을 전진 배치한다. 셋째, 북남 사이에 충돌사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 요약하면, ‘우리는 도발한다. 책임은 너희들에게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늘 내세워온 ‘논리’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공화국 무력은 항상 압도적"이라는 허장성세를 잊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이 그럴까.

우리 군의 최전방 방어 체계는 북한에 압도적 우위에 있다. 먼저 한미 연합 대북 정찰·감시 능력을 북한이 따라올 수 없다. 최전방 초소·소초 등이 요새화돼 있다. 대북 심리전 능력에서 우리가 월등히 앞선다. 아닌 말로 남북간 ‘게임’이 시작되면 북측은 박살나게 돼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 북측 방송은 우리측에 잘 들리지도 않고 우리 방송은 개성까지 간다.

현재 북한군의 보급 상황이 형편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길게는 1990년대부터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주요 사단들도 사실상 보급 체계가 붕괴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 휴전선 도발이 쉽진 않다.

하지만 휴전선은 세계 최대·최고의 군사력 밀집지역이다. 최대로 밀집한 군사력 대비 종심(縱深)을 비교하면, 이 정도의 강력한 ‘화약고’를 찾기 어렵다. 9·19군사합의는 북한에 절대 유리한 합의였다. 그럼에도 북한은 9·19군사합의를 3000회 이상 위반하고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찰위성을 쏘았다. 북이 GP 재무장을 한 이상 우리도 상응 조치를 미룰 이유가 없다. 우리가 압도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휴전선 평화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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