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평온한 저녁 시간, 많은 국민이 섬뜩한 보도를 접했다. 제목은 ‘[단독] ‘이재명 법카 의혹’ 압수수색 받은 세탁소 주인 실종…경찰 수색 중’이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틀째 이어지던 중이었다. 압수수색 대상인 세탁소 주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실종됐다는 것이다. 해당 세탁소는 과거 이재명이 셔츠 등을 맡긴 곳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TV 등을 확보해 세탁소 주인 A씨의 동선을 파악, 다행히 약 4시간 30분 만에 전북 익산의 한 모텔에서 A씨를 발견했다.

이 기사를 지인 5명과 함께 접했는데, 모두의 표정과 반응은 똑같았다. 굳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또?’ 정도로 나타낼 수 있겠다.

다행이라는 말을 나누고 집에 돌아와 잠을 청하는데, 12시 30분쯤 이번엔 더 무서운 기사가 뜬다. ‘[속보] ‘대장동 의혹 증인’ 유동규, 교통사고…트럭이 뒤에서 추돌.’ 유 전 본부장은 전날 오후 8시30분쯤 경기 의왕시 봉담과천도시고속화도로 봉담 방향 도로에서 승용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5톤 대형 화물차가 유동규 차량의 후미를 추돌, 승용차가 180도 회전 후 중앙분리대와 충돌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고 유동규 역시 치료받고 퇴원했다고 한다.

영화 ‘신세계’가 떠올랐다. ‘신세계’에서 최대 폭력 조직으로 등장하는 골드문의 첫째 보스 석동출은,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받고 상경하는 도중 트럭과의 추돌사고로 사망한다. 아, 이건 물론 영화의 내용일 뿐, 이번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무언가를 보고 어떤 것을 연상하는 것은 의지와는 무관한 일이니 말이다.

올해 초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워싱턴타임스 기자는 이재명에게 "측근 중 다섯 분이 사망했다. 저희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위험인물(dangerous man)로 봐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이재명은 웃음을 지으며 "제 주변 분들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그것도 본인들 문제가 아니고 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지는 검찰 수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외신기자 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고나 할까"라며 답을 회피했다.

이재명이 안타깝다고 한 ‘주변’ 다섯 분. 전(前)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고(故) 윤한기님,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고 김문기님,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의혹 제보자, 김혜경씨 법카 의혹 참고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초대 비서실장 고 전형수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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