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야권후보 단일화 견제를 위한 여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을 깎아내리는 한편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사실상 승부가 끝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본격적인 재뿌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바로 국민의힘에서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거부하지 않았느냐"며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우 의원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오히려) 단일화 차단선같이 느껴진다. 지난번 서울시장 경선의 방식이 아니면 안 한다는 조건부 제안이지 않으냐"며 "상대방이 이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제안했기 때문에 적극적 단일화 협상 제안은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고도 했다.

이어 "(윤 후보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배짱 좋게 받는 경우가 아니면 단일화 성사는 어렵다. 아무래도 역선택을 두려워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국면, 특히 정치 보복을 노골적으로 선언한 이 상황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할 경우에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윤 후보를 선택할 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윤 후보 측이 민감하게 여기는 여권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유입돼 ‘역선택’을 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상 부담감을 부추기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후보가 단일화의 덫 때문에 완주가 어려워 먼저 제안한다고 밝혔고, (국민의힘도) 시원하게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안 후보도, 윤 후보도 단일화를 안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서로간 (단일화) 조건들이 많아진다"며 "담백하게 ‘예스다, 노다’로 이야기하면 되는데 그렇게 못하는 것을 보니 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안 후보가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이 단일화 이야기를 끊어내기 위한 통과의례로 해석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비전과 정책에 대해서 합의하지 않고 무조건 정권교체니까 우리가 단일화하자. 그렇게 해서 단일화를 한다고 그러면 거기에 국민의 지지와 감동이 발생할 수가 없다"며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 뼈아픈 기억이기는 합니다만 2012년도에 우리도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가 있었다"며 "당시에 단일화의 구체적 방식을 놓고 협상하다가 갑작스럽게 안철수 후보가 스스로 포기를 해서, 아름다운 단일화가 안 돼서 국민 보시기에 굉장히 불편했다"고 했다.

이와함께 이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여론 형성에 비중을 두는 등 ‘통합정부’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중도층과 안 후보의 ‘우클릭’을 견제하여 야권 단일화 협상에서 윤 후보와의 이견을 낳은 등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강 본부장은 "우리는 국민내각, 통합정부, 인재와 널리 함께 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던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 언제나 열려 있고, 앞으로도 열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윤 후보의 구둣발 논란, 신천지 경선 개입설로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 강 본부장은 윤 후보가 열차 내에서 구두를 신은 채 좌석에 발을 올린 사진에 대해 "발을 왜 올렸느냐고 물어본 게 아니라 왜 구둣발을 올렸냐고 물었다"며 "해명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구둣발 논란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발에 경련이 나서 올린 것이다"고 해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 경선 당시 신천지 신도 10만 여명이 당원 가입 후 윤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윤 후보가 민심에서 지고 있었고 왜 당심에서 앞서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다"며 "그때쯤 당원이 급증했는데 잘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의 퍼즐이 맞춰 들어가고 있다"고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신천지 논란을 계기로 보수 개신교 표심이 윤 후보가 아닌 이 후보 지지로 돌아서도록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