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외교장관과 국정원장에 각각 조태열 전 주미 대사와 조태용 현 안보실장을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평생을 외교안보 분야에 종사한 커리어 외교관 출신이다.

지금 우리 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미중간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신냉전질서가 고착화되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2개의 전쟁이 동시 전개되고 있다. 시진핑은 하나의 중국 실현을 위해 언제라도 대만을 침공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여기에 실질적 핵보유 국가가 된 북한은 전술핵을 실전배치하고 속전속결로 적화통일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안보 및 정보환경 속에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심층적 정보와 지략적 외교가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을 통한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외교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한미동맹이 강화된 만큼 외교적 그늘도 있기 마련이다. 한중·한러 관계나 글로벌사우스 외교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잘 살펴, 국익을 확보하는 외교에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해야겠다. 또한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되는 경제안보 시대에 걸맞는 외교전략을 치밀하게 짜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엑스포 유치에 왜 실패했는지 왜 대통령한테 제대로 된 정보보고가 안됐는지에 대해 총체적으로 되짚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정보적으로 지원하고, 평시에 북한과 24시간 전쟁을 해야 하는 국정원은 이제 더 이상 국민의 ‘걱정원’이 되어서는 안된다. 새로운 국정원장은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아 조속히 국정원을 정상화해야 한다. 원칙과 기준이 바로선 시스템에 의한 인사를 통해 인사의 공정성을 직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국정원은 준 군사조직이나 다름없다. 인사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인정감을 부여하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조직이다. 새 원장은 조직과 조직원을 사랑하고, 적극적인 정보활동을 하도록 야성을 북돋워 줘야 한다. 이와함께 국정원장 후보 추천위 구성 등 인사시스템을 법제화해 선진국 국가정보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안보는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엄중한 생존의 문제다. 두 사람 모두 대한민국 주권 수호와 국익 확보에 목숨걸고 매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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