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본격적인 신당 행보에 나서면서 정세균·김부겸 등 전직 총리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 공천이 노골적으로 비명을 차별하고 친명을 편애한다는 지적과 함께 공천 갈등이 커지고 있어, 이들 당 원로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최근 만나 민주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24일 기자들과 만난 이낙연 전 대표는 "구체화된 얘기는 아니다"라고 일단 선을 그었지만, 조만간 3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김 두 전 총리는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들이 모이더라도 신당 창당에 함께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두 전직 총리가 민주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 전 대표의 문제의식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을 옥죄고, 강성 지지층인 ‘개딸’이 당내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 왔다. 정·김 두 전 총리도 이런 입장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당내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라며 거친 비난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두 전직 총리는 이에 대해 "당 원로이자 선배 정치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갖추지 못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민주당에 대해 ‘김영삼과 김대중 시절의 민주당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많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당원 대다수가 잘 알고 있다. 바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당을 이 대표의 방탄조끼로 만든 것이 핵심 원인이다. 나름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과거의 유산은 지금 민주당에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점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무지성 난동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적대감을 동원해 덮고 있다. 압도적인 국회 의석을 악용해 국정을 뒤흔드는 민주당의 태도는 대한민국 정치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적 가능성과 별개로 그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당원과 지지층, 국민이 적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직 총리들의 우려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