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가 비명계 원외 인사에 대해 잇따라 부적격 판단해 반발을 산 데 이어, 친명계 호남 지역 출마예정자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추천 명단까지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당 안팎에선 지도부가 왜 이런 명단 유출에 침묵하는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급기야 부적격 명단에 오른 최성 전 고양시장이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최 전 시장은 26일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한 북한 수령체계식 불법 부당한 공천학살을 당한 이후 이낙연 전 총리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또 "새해에 이낙연 전 총리가 최종 입장을 피력한 이후 가장 먼저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고 내년 총선에서는 32만에 달하는 고양 을 시민의 심판을 직접 받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친명계 핵심 인사들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김윤식 전 시흥시장, 최성 전 고양시장,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이 총선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자 비명계에서는 "공천 학살이 현실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정세균·김부겸 두 전직 총리는 공천 관련 파열음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당 분열을 막기 위한 경선을 통한 공정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정·김 전 총리와 가까운 한 인사는 "전반적으로 당의 혁신과 공정한 당 운영, 통합을 위한 방안들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당 지도부에서는 이러한 공천 관련 우려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친명 감별이 아니라는 해명만 내놓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금 대부분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치신인이나 도전자들의 자가발전이지, 전혀 이재명 대표와 연관돼 있는 분들은 없다"고 밝혔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지난 21일 첫 회의에서 "얼마나 못난 사람들이 당내 같은 인사 지역구에 자객공천을 하겠나. 그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천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는 단합만을 강조하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는 선거 승리보다는 민주당 당대표직 유지에 훨씬 관심이 큰 것 같다"며 "결국 사법리스크 방어 위함 아니겠나. 이러다 야권이 공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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