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 상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날 탈당식에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준석은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원 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당명 변경)에 합류했지만, 이번에 두 번째 탈당을 하게 됐다. 이번 탈당 기자회견은 자신의 12년 전 정치 입문일인 ‘12월 27일’을 나름 디데이로 삼은 것이다.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준석은 윤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을 칼잡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탄이나 거대 야당의 횡포에 대해서는 모르쇠 했다.

이준석의 탈당은 이미 예고된 것이기에 놀랄 일이 아니다. 확실한 것은 이준석의 탈당의 정치적 파급력이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어 달 전에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두 자릿수를 넘기곤 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연관이 있다. 한 위원장의 등판이 이준석에 대한 기대감을 지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젊음과 혁신 등 이준석을 분칠하고 있던 이미지를 한 위원장이 또렷하고 분명하게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이준석의 향후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준석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동료 정치인들의 행보다. 천아용인조차 이준석과 정치적 운명을 모두 함께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정치인들은 정치적 생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아간다. 이들 ‘정치 프로’들이 이준석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은 그의 정치적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준석은 자기 콘텐츠를 가진 정치인이 아니다. 철저하게 국민의힘 약점 위에서 정치 생명을 유지해왔다. 국민의힘이 제대로 정치를 했다면 이준석의 존재감은 벌써 사라졌을 것이다. 가공된 이미지로 인성 파탄을 덮고 있는 ‘과대 포장’ 젊은이를 이제 집으로 돌려보낼 때가 됐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