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5년 만에 전면 개정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를 통해 "대한민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북한군과 북한 정권을 적’으로 규정했던 2013년 교재의 내용을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대체했었다.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내부 세력으로 규정했던 ‘종북’ 관련 내용도 없앴다. 종북세력이라는 개념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를 군 장병들에게 교육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삭제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재에서 해당 표현이 부활했다.

전투력은 유형 전투력과 무형 전투력으로 구성된다. 유형 전투력은 장비·물자 등 화력 지수를 말한다. 무형 전투력은 장병들의 훈련 수준, 숙달 정도, 정신전력을 말한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빙산(氷山)이자 유형 전투력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요소다. 정신전력은 국가관·대적관·사생관 등으로 구성된다.

제대로 된 군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갈 이 나라가 어떤 국가인가에 대해 명확한 국가관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이 국가를 위협하고 침략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는 적이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식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만,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용기와 투지, 필승의 신념, 희생정신을 기대할 수 있다.

야전에서는 훈련을 앞두고 반드시 지휘관이 장병들을 대상으로 훈련의 목적, 달성해야 할 목표 등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이처럼 국가도 국군에게 상대해야 할 적이 누구인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정권은 북한을 ‘적’이라고 적시하지 않았다.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가치는 축소하고, 좌파 중심의 편향된 근대사 해설을 대폭 포함시켜, 장병들에게 이념적 혼란을 야기했다.

우리가 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에 앞서 해야 할 일은 군을 군답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인이 갖춰야 할 기본적 정신 자세를 흐트러뜨리는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최근 국방부는 노무현 정부에서 정신전력과(課)로 축소시켰던 정훈국(局)을 15년 만에 부활하는 등 망가진 장병의 정신전력을 바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형 전투력 제자리 찾기’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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