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이 공격적 대남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어느 해보다 높다. 북한은 항상 도발을 해왔다고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이 있다. 이 ‘황금기’를 북한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단순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과는 다른 중·대형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 선거가 있는 기간은 정치 여론이 분열되어 상대를 공략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김일성은 생전에 "자본주의 사회는 어차피 여당, 야당이 분열되어 권력을 놓고 서로 죽일내기로 싸우게 되어 있다. 우리는 당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자본주의 사회의 이런 모순을 이용해 어느 한편을 우리에게 갖다붙이면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올해가 한국·미국의 여당 야당이 서로 ‘죽일내기’로 싸우는 선거의 해다.

김정은은 지난 연말 5일간 계속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동족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그는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정은의 이 말은 대남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남북관계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통일을 지향하는 잠정적 특수관계’로 규정됐다.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를 제대로 준수한 적이 없지만, 지금까지 "쌍방간 통일을 지향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대한민국 것들과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김정은의 선언이 나온 것이다. 이번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도발이 저강도에서 중강도-고강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2년 이후 32년간 남북관계에서 달라진 확실하고도 분명한 물질적 지표는 북한이 핵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남북 사이에 오간 공동선언 등 수많은 ‘말’(言)들은 허공에 날아가고 남은 것은 오직 물질(핵무기)밖에 없다. 북한 정권은 ‘말’(言)은 필요 없고 오직 중요한 것은 ‘군사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반면 우리는 김대중 정부 이후 남북 사이에 오간 수많은 교언영색(巧言令色)에 속아왔다.

올해부터 북한의 대남 군사전략이 우리의 피부에 와 닿게 전개될 것이다. 정부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