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

새해 초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민주당의 총선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동아일보 여론조사는 수도권 광역단체 3곳 중 서울·인천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 반면 민주당은 경기에서만 올랐다. 또 차기 대통령 선호도를 묻는 조사에선 비록 오차범위 내이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처음으로 앞섰다. 게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선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민주당 내에선 ‘여론조사의 하나일 뿐’이라고 치부했다간 총선에서 크게 패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1일 채널A 돌직구쇼에 출연해 이른바 ‘찐명’(진짜 친이재명)을 향해 일갈했다. 성 부의장은 "조사결과가 충격적이다. 정초부터 회초리를 제대로 맞았다"고 토로했다.

성 부의장이 언급한 조사결과는 동아일보 의뢰로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와 중앙일보 의뢰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말한다. 먼저 동아일보 조사를 보면, 6개월 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0.8%로 동률을 보였던 서울 도심권(용산·종로·중구)에서 국민의힘은 43.5%로 민주당(34.6%)보다 8.9%p 높았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도 국민의힘은 41.9%로, 민주당 30.0%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다만 서남권(강서·관악·구로·금천·동작·양천·영등포구)에선 민주당이 39.0%로, 국민의힘 27.9%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세 지역은 모두 6개월 전 조사 때는 양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던 곳이다. 민주당은 서울 서북권에서 퇴조가 두드러졌는데, 6개월 전에는 민주당 36.4%였던 지지율이 이번엔 29.5%로 떨어졌다. 반면 이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6개월 전 26.0%에서 32.6%로 올랐다. 서울 동북권에선 민주당이 36.2%에서 31.9%로 역시 떨어졌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앞선 것으로 나왔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4%가 한 위원장을, 22%가 이 대표를 꼽은 것이다.

성 부의장은 이를 두고 "찐명은 이번 조사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면서 "특히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이 대표가 정치신인 한 위원장에게 밀리는 상황이라면 이 대표 최측근부터 희생을 자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은 대선보다 자신의 선거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공천받기 위해 이 대표가 당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와 측근의 희생이 없을 것이란 관측인 셈이다.

정치권에선 앞으로 이 대표의 지지율이 오를 일이 없다는 게 문제란 지적이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이 대표는 선거 전날에도 재판 받으러 법정 들락거려야 할 판인데 언론에 계속 그런 모습만 보이니 지지율이 오를 턱이 없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한 것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표정이 교차하는 대목이다. 이날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는 직전 조사보다 0.9%p 오른 37.2%로 집계됐다. 앞서 2주간 윤 대통령 지지도는 36.3%였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도 1.2%p 내린 59.6%로 조사됐다. ‘잘 모름’은 0.3%p 오른 3.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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