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의 각 분야는 정체 또는 퇴행 중이다. 정치·경제·법조·교육·언론·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미래 세력과 비전이 안 보인다. 정치 분야는 구제불능이다. 새로운 미래 세력이 등장해야만 본격적인 정치구조 개편도 시작될 것이다. 우리사회에 남은 거의 유일한 희망은 기업 분야다.

지난 4, 5년간 미·중 디커플링,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경제는 세 가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첫째 수출 다변화, 둘째 산업구조 개편, 셋째 부동산 문제 및 가계부채 해결이다. 결론은 기업들이 혁신에 나서 수출 다변화와 산업구조 개편을 주도해야 우리경제가 선순환으로 가는 앞길이 트인다는 것이다.

새해 들어 우리 앞에 놓인 각종 통계 현실은 간단치 않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지난 한해 동안 수출이 7.4%나 줄었다. 하락폭이 크다.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7년 3.23%로 올라가면서 순풍을 탄 듯했으나 2019년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2019~2022년 2.74%까지 하락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3%대 초반의 점유율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메모리 분야 강국이긴 하지만 비메모리 분야에서 일본의 3분의 1, 중국의 2분의 1 수준이다. 미국·유럽·대만은 많이 앞서 간다. 윤석열 정부 들어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뜻이다. 제2의 반도체로 꼽히는 2차전지 점유율은 성장 속도에서 중국 CATL, BYD 등에 뒤처진다.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 등지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중국이 싼값으로 밀어부치는 ‘차해(車海)전술’이 무서울 정도다.

해법은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발휘해 구조 혁신에 나서는 것이다. 지금은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복합 시대다. 수직계열 산업에서 융복합, 창조적 협업으로 이동해야 경쟁력을 갖는다. AI·자율주행·사물인터넷·빅데이터·첨단센서 등 첨단기술의 융복합이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다. 결국 머리를 많이 쓸수록 유리해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혁신에 2024년 우리의 명운이 걸려 있다. 정부는 혁신 기업들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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