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메가시티 구축 정책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조경태(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위원장과 강기정(여섯번째) 광주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4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메가시티 구축 정책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조경태(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위원장과 강기정(여섯번째) 광주시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

새해 초 발표된 신년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메가서울 구상이 표심을 크게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메가시티벨트로 분류되는 김포·구리·하남·광명·고양·부천 등 6개 도시만을 따로 떼어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서 정권안정론이 6개월 전에 비해 10%p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정권견제론은 같은 기간 6.5%p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메가시티 이슈를 살려내지 못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 의뢰로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해 지난 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메가시티벨트에서 "정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6개월 전 26.6%에서 37.3%로 10.7%p 올랐다. "정부 견제를 위해 민주당 등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6개월 전 45.5%에서 39.0%로 6.5%p 내려갔다.

특이한 것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양당 모두 상승했다는 점이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2.3%,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37.7%로 격차(5.4%p)는 오차범위 내 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에는 국민의힘이 28.4%였고(3.9%p 상승), 민주당은 33.4%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3.9%와 4.3%p씩 모두 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정권안정론은 오르고 견제론은 내렸는데, 여당과 야당 지지율은 왜 함께 올랐을까. 전문가들은 메가시티 이슈가 그만큼 표심을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여당 지지자들은 그들대로 결집하고, 야당 지지자들은 위기감에 역시 결집했다는 것이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우선 "서울 편입에 따른 자산가치의 상승 외에도,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교통 등 여러가지 보이지 않는 혜택에 대한 기대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런 기대감이 정권안정론과 견제론을 교차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이어 "양당 지지율이 모두 오른 건 메가시티 편입 문제가 그만큼 지역민들을 자극했다는 얘기"라며 "국민의힘은 지역을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민주당은 위기감이 작용해 각자가 결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한 여권 관계자는 "각 지역구마다 5%p 정도만이라도 더 국민의힘 후보 쪽으로 넘어오는 계기가 된다면 그 당선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 이슈를 잘 살리는 기획을 해야 된다. 전국 순회 마치고 나면 메가서울 기획을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말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경기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일대 파장이 일었다.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의 인구수는 세계 38위, 면적은 상위 38개 도시중 29위밖에 안된다"며 "고양, 구리, 하남, 성남, 남양주, 의정부, 광명, 과천, 안양 등도 주민의 뜻을 묻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이슈를 키웠다. 지금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포, 구리시와 고양시 등을 차례로 방문해 메가서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신년 기념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선 "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느낌"이라며 "(서울 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연접 지역은 총선 후 본격적으로 논의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민의힘은 김포와 구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했고, 지방 메가시티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26∼28일 3일간 경기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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