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영상팀 분석 결과 '개조된 등산용 칼 사용' 의문
‘이재명 피습’ 사건에서 피의자가 쓴 칼이 등산용 칼을 개조한 것이라는 경찰의 발표가 나왔지만 정작 이 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접 겨눴다는 증거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표를 공격한 피의자가 오른손에 쥔 것이 칼이었다는 일각의 보도와 달리, 피습 동영상을 0.02초로 잘라봐도 칼이라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4일 본보 영상팀은 이 대표 피습 장면을 0.02초 단위로 잘라서 분석했다. 각각의 장면을 고화질로 뽑아냈고, 이렇게 30장의 고화질 사진으로 해당 사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영상팀 감독은 "이번에 실시한 작업은 이 대표 피습 장면 중 0.6초를 0.02초 단위로 자른 사진 20장을 느리게 반복 재생한 것"이라면서 "슬로우 비디오를 만든 것이라 보시면 된다. 한 장의 사진을 2초간 보여준 것이니 1/60 배속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60배 느린 동영상으로 해당 고화질 영상을 봤을 때 이 대표 목에 무언가가 찔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SNS로 유포되는 나무젓가락 사진은 합성된 가짜로 보인다"면서 "다만, 영상 분석에서도 칼은 보이지 않았다. 칼날도 없었고, 그냥 종이처럼 보이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3일) 김씨가 이 대표를 급습할 때 사용한 흉기는 길이 18㎝, 날 길이 12.5㎝ 크기의 등산용 칼이었고 손잡이 부분이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감정 결과 이 칼에 묻은 혈흔이 이 대표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칼은 자루를 빼고 테이프를 감아 손잡이를 만드는 방법으로 개조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개조 전 칼의 크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범행에 용이하게 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본보 영상팀은 경찰의 이런 주장에 반하는 분석을 내놨다. 본보 영상팀은 "처음 피의자가 이 대표에게 다가가 싸인을 받으면서 오른 손을 치켜 들었는데 두 번째 사진에서 볼 때 A4용지가 접힌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후 이 대표 목으로 손이 접근했을 때 손은 이 대표 목에 닿았고, 하얀색 물체는 접혀졌다"고 말했다.
특히 "영상에서 보듯이 이 대표의 목이 뒤로 튕길 정도의 타격력이면 흉기를 쥔 손이 목에 밀착했을 시 경찰의 발표대로 17cm 칼이었으면 목을 뚫고 나갔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칼은 발견됐지만 그 칼로 이 대표의 목을 조준한 영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