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연 신당 창당을 관철할 수 있을까. 지금 이재명 대표의 피습으로 민주당 안팎에서 신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화된데다 문재인과 박지원 등이 신당 창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향후 이 전 대표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주 중 탈당 선언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의 탈당 계획 질문에 "동지들과 상의해야 할 문제가 있지만 이번 주 후반에는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은 신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문재인은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민주주의, 민생 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윤석열 정부에 맞서기 위해 야권이 단합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한편 신당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행보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은 "제가 광주·목포·해남·완도·진도를 다녀왔는데 엄청난 비판을,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의 창당은 민주당 파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반역이라며 극렬하게 비판했다.

문재인과 박지원 등의 비판은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나서야 할 이유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문재인과 박지원은 김대중 시절만 해도 민주당이 유지하던 나름의 합리성을 완전히 추락시킨 당사자들이다. 그들이 신당 창당을 극렬 비판하는 것은 민주당이 분열해 자신들이 과거 이 나라에 끼쳤던 해악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낙연이 신당을 포기할 경우 그의 정치적 미래는 완전히 사라진다. 이재명이 이낙연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해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엄중 낙연’이라는 별명처럼 우유부단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낙연에게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결단만이 그를 살리고 좌파 진영이 합리성을 회복할 수 있는 최후의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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