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선거는 국제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 정권이 현재의 친미·독립 노선에서 친중 정권으로 교체되는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만은 현재 미중 신냉전 그 한가운데 있다. 중국은 ‘중화민족의 영광’을 위해 대만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해양패권을 지키기 위해 대만을 군사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만 내 여론조사에서, 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집권 민진당 후보가 정권을 잡을 경우, 차이잉원 총통의 친미 정책을 계승하고 대만 독립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당은 중국과 대화를 통해 긴장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만 선거에 중국이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군은 전투기와 군함, 정찰풍선 등 복합적 무력시위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온갖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등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대만 독립을 선호하는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은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것이며, 이는 전쟁 또는 평화의 문제"라며 대만 국민에게 공포를 심어줌으로써 친중국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것이다.

현재 독립 성향의 후보와 친중국 후보 간 격차는 박빙이다. 결과를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만약 독립 성향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위협함에 따라 양안관계가 불안하게 될 것이다. 반면 친중 후보가 당선된다면 양안관계가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하지만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양안관계가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당분간 무력 사용은 할 수 없다. 이는 군사적으로 중국이 아직 미국에 비해 열세이고, 중국이 국제적으로 고립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 성향 후보는 대만 독립을 급격하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며, 친중 후보도 중국과의 관계를 급격하게 개선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중국은 대만 총통선거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을 수시로 언급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동아시아 안정을 해칠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 특히 대만 국민으로 하여금 중국을 더욱 혐오하게 만들어 오히려 반중 후보자의 당선을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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