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전방위적 총선 개입이 노골화 되고 있다. 9일 조선중앙통신은 "윤석열 탄핵으로 평화를 수호하자! 윤석열독재 타도하자! 2024년을 윤석열 퇴진의 해로 만들자!"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과 함께 북한의 3대 관영매체다. 노동신문·조선중앙방송은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한 대내용 매체다. 조선중앙통신은 대외용이다.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북한 선전당국이 ‘윤석열 탄핵’ ‘윤석열 독재 타도’ 기사를 노동신문이 보도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독재 타도’라는 용어가 들어가면 주민들이 ‘김정은 독재 타도’를 연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내용 매체에는 ‘독재 타도’ ‘탄핵’ 등의 용어를 웬만하면 쓰지 않는다. 북한주민들이 ‘남조선은 인민들이 대통령도 쫓아낼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우리는 왜 못 쫓아낼까?’라는 연상 작용을 하게 만드는 것을 선전당국자들이 우려한다. 이 때문에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동원해 ‘윤석열 탄핵’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의 이런 기사를 누가 볼까? 남한의 지하 간첩망과 친·종북 성향의 시민단체·언론매체들이다. 이들이 충실한 독자다. 9일자 기사는 "괴뢰(남조선) 전역에서 윤석열 역도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72차 촛불 대행진이 진행됐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82개 시민단체들이 서울 일대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시위를 벌였고, 2024년을 "윤석열 퇴진의 해’로 만들기 위한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집권 이후 전쟁 위기가 최고로 고조되고 있으며, 새해에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의 ‘윤석열 탄핵’ 보도는 이미 예상됐던 바다. 북한은 새해 연초부터 서해 NLL(북방한계선)에서 군사 도발을 시작한 데 이어 남한 내 친·종북 단체들을 향해 "윤석열 탄핵" 선동을 시작한 것이다. 북한 매체의 ‘대통령 탄핵’ 주장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 1년 여 전부터 북한 매체들이 ‘박근혜 탄핵’ 선동 기사를 내보냈다. 따라서 이런 기사가 나오면 ‘북한이 늘 하던 소리’로 그냥 넘어가면 곤란하다. 남한 내 친·종북 세력에게 ‘과감하게 투쟁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안보 당국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