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실시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가 ‘친중 성향’의 야당 국민당 후보에게 40대33, 7%p 차이로 승리했다. 이에 따라 대만 정권은 현재의 친미·독립 노선을 유지하게 됐다. 대만은 현재 미·중 신냉전 한가운데 있으며, 이번 선거는 미·중 대리전 성격도 있었다. 중국은 대만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해양패권을 지키기 위해 대만을 중시하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대만 자체를 넘어 동아시아 정세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중국이 ‘전쟁 또는 평화’를 선택하라고 협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만 국민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둘째, 대만의 신정부는 차이잉원 총통의 친미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은 인·태전략에 대만을 계속 포함, 중국을 전략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됐다. 셋째, 라이칭더의 승리는 중국의 대만 통일정책에 타격을 가했다. 특히 강압적인 방법으로 대만을 통일하려는 정책은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역효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 넷째, 친미 정권이 이어짐에 따라 중국은 계속 대만에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안관계가 급격하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당분간 무력 사용은 할 수 없다. 이는 중국은 군사적으로 미국에 열세이며, 대만 침공시 국제적으로 고립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급격하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도 대만 독립은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이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계속 표명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강압적인 대만 통일정책과 과도한 선거 개입은 오히려 역효과만 나올 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대만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이 정치적으로 민주화되는 한편 대만 국민의 마음을 얻는 평화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4월 총선을 맞이하는 우리는 중국의 부적절한 선거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우리 정부가 건강하지 못한 한중관계를 정상적으로 돌리려는 것에 불만을 갖고,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만 총통선거에서 보듯 중국은 가짜뉴스, 댓글부대 등을 통해 우리 국민을 분열시키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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